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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제100회 경회동토(徑回東土) · 오성성진(五聖成眞)

각설하고 그 사부중이 몸을 벗어나 금강을 따라 바람을 타고 오른 사정은 잠시 접어 두자. 한편 진가장 구생사의 여러 사람은 날이 샌 뒤에 일어나 여전히 과일과 안주를 장만해 누각 아래로 바치러 왔다가 당승이 없어진 것을 보았다. 이 사람도 와서 묻고 저 사람도 와서 찾으며 모두 허겁지겁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늘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뻔히 두 눈으로 살아 있는 부처님을 놓쳐 버렸구나!" 한참 어찌할 도리가 없어 장만해 온 물건을 누각 위로 올려다 놓고 제사를 지내며 지전을 태웠다. 그 뒤로 해마다 큰 제사를 네 차례, 작은 제사를 스물네 차례 지냈고, 병을 고해 낸 이와 평안을 비는 이, 혼사를 구해 소원을 빈 이, 재물을 구하고 자식을 비는 이때문에 오지 않는 날 없이 향을 사르며 제사를 올렸으니, 금 향로의 천 년 불꽃 끊이지 않고 옥 잔의 만 년 등불 늘 밝았도다. 이야기는 여기서 접어 둔다.

각설하고 팔대금강은 두 번째 향기로운 바람을 일으켜 그 사부중을 하루가 채 못 되어 동토까지 실어 갔으니, 차츰 장안이 바라보였다. 원래 당태종은 정관 십삼년 구월 보름 사흘 앞에 당승을 성 밖까지 배웅하여 보낸 이래 십육년이 되던 해에 곧 공부 관원을 시켜 서안관 밖에 망경루를 지어 경전을 맞이하게 하고, 태종은 해마다 몸소 그곳에 나아갔다. 마침 그날 수레를 타고 다시 누각 위에 올라갔다가 홀연히 정서쪽 하늘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하고 향기로운 바람이 잇달아 이는 것을 보았다. 금강이 허공에 멈추어 서서 불러 말했다. "성승이여, 이곳이 바로 장안성이로다. 우리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마땅치 않으니, 이곳 사람들이 영민하여 우리의 모습이 새어 나갈까 두렵도다. 손대성 세 사람도 함께 갈 것 없거니와, 그대 홀로 가서 그대 임금께 경전을 전한 뒤 곧 도로 오너라. 나는 창공에서 그대를 기다렸다가 그대와 함께 성지를 반납하리라." 대성이 말했다. "존자의 말씀 또한 옳사오나, 우리 스승이 어찌 경전 짐을 메시며 저 말을 끄시겠나이까? 저희가 함께 가서 배웅해야 하옵니다. 부디 공중에서 잠시 기다려 주시옵소서. 감히 늦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금강이 말했다. "지난번에 관음보살이 여래께 아뢰어 오가는 길이 오직 팔 일이라야 장수가 온전히 차도록 하였거늘, 이제 이미 사흘이 넘었으니 저팔계가 부귀를 탐내어 기한을 그르칠까 염려되는도다." 팔계가 웃으며 말했다. "스승님이 부처가 되시거늘 나 또한 부처가 되기를 바라는데, 어찌 부귀를 탐낼 리가 있겠느냐! 이 괴팍한 사내 같으니! 모두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거나, 경전을 넘겨주고 곧 돌아와 너희와 함께 회향하마." 그 얼간이는 짐을 메고, 사승은 말을 끌고, 행자가 성승을 인도하여 모두 구름머리를 눌러 내리니 망경루 곁에 내려앉았다. 태종이 여러 관원과 함께 이를 보고 곧 누각에서 내려와 맞으며 말했다. "어제가 왔느냐?" 당승이 곧 몸을 굽혀 절을 올리니 태종이 일으켜 세우고 또 물었다. "이 세 사람은 누구인고?" 당승이 말했다. "길 가운데서 거둔 제자들이옵니다." 태종이 크게 기뻐하며 곧 시관에게 명했다. "짐의 어거마에 안장을 얹어 어제를 모셔 오너라. 짐과 함께 조정으로 돌아가리라."

당승이 은혜를 사례하고 말에 오르니 대성이 금고봉을 휘둘러 뒤따르고, 팔계와 사승은 말을 부축하고 짐을 메고 어가를 따라 장안으로 들어갔다. 참으로 그러하였다. "예전 잔치에서 태평 즐기고 문무 편안히 뛰어난 인재 드러내었네. 수륙 도량에서 중이 법 펼치고 금란전 위에서 임금이 신하 보내었네. 통행 문서 칙으로 당삼장에게 내리고 경전 두루마리 본디 오행에 짝하였네. 흉악한 마귀 괴로이 단련해 멸하였으니 공 이루어 이제 즐거이 서울로 올라가네."

당승 일행이 어가를 따라 입조하니 도성 안에서 취경인이 왔음을 모르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각설하고 장안에서 당승이 예전에 머물던 홍복사의 대소 승려들은 몇 그루 소나무의 가지가 하나하나 모두 동쪽으로 향한 것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이상하도다! 이상하도다! 오늘 밤에 일찍이 바람이 불지 않았거늘 어찌 이 나무 가지들이 모두 비틀려 넘어왔단 말인가?" 그 가운데 삼장의 옛 제자가 말했다. "어서 옷을 가져오너라! 취경하러 가신 스승님이 돌아오셨다!" 여러 승려가 물었다. "너는 어찌 그것을 아느냐?" 옛 제자가 말했다. "당년에 스승님이 떠나실 적에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간 뒤에 혹 삼오 년, 혹 육칠 년이 되거든, 다만 송가지가 만약 동쪽을 향하면 내가 곧 돌아오리라' 하셨느니라. 우리 스승님은 부처의 입이요 성인의 말씀이시니, 이 까닭에 아노라." 급히 옷을 걸치고 나가 서쪽 거리에 이르렀을 때 이미 어떤 이가 전하기를 "취경하는 이가 방금 막 도착하였는데 만세 할아버지께서 성안으로 맞아들이셨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러 승려가 그 말을 듣고 또 급급히 달려오다가 마침내 마주쳤으나, 막상 큰 어가를 보고는 감히 가까이 나아가지 못하고 뒤따라 조문 밖에까지 이르렀다. 당승이 말에서 내려 여러 사람과 함께 입조하였다. 당승이 용마와 경전 짐을 행자·팔계·사승과 함께 옥계 아래에 있도록 하였다. 태종이 전하여 불렀다.
"어제는 전으로 오르라." 자리를 내리자 당승이 다시 사례하고 앉아서 경전 두루마리를 들어오게 하였다. 행자 등이 꺼내어 가까이 모시는 관원이 받들어 올리니, 태종이 또 물었다. "경전 수효가 얼마이며 어찌 취하여 왔는고?" 삼장이 말했다.

"신승이 영산에 이르러 불조를 뵙고 아뢰었더니, 아난과 가섭 두 존자를 보내시어 진루에서 공양을 내리시고 보각 안에서 경전을 전하게 하셨사옵니다. 존자들이 인사를 요구하거늘 갖추어 둔 것이 없어 드리지 못하였더니 마침내 경전을 넘겨 주었사옵니다. 불조의 은혜에 사례하고 동쪽으로 가는데 홀연 요괴의 바람에 경전을 빼앗겼으므로 다행히 제자들이 약간의 신통으로 쫓아가 되찾았사오나 도리어 모두 내동댕이쳐져 흩어졌사옵니다. 펴서 살펴보니 모두 글자 없는 빈 책이었사옵니다."

"신 등이 놀라 다시 가서 절하며 간절히 빌었더니 불조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경전을 이루었을 적에 비구 성승이 산을 내려가 사위국 조장자의 집에서 한 번 외어 주어 그 집 산 이의 평안을 보우하고 죽은 이의 초탈을 얻게 하였으되, 다만 저에게 쌀 세 말 세 되의 좁쌀 같은 황금을 받았을 뿐이라 도리어 값을 싸게 판 것을 섭섭히 여겨 뒷날 자손들이 쓸 돈이 없게 되었느니라' 하셨사옵니다. 신 등이 두 존자가 인사를 요구함을 불조께서 밝히 아심을 알고, 다만 흠으로 내리신 자금 발우를 그에게 드려서야 비로소 글자 있는 진경을 전해 주었사옵니다. 이 경전은 서른다섯 부가 되옵고, 각 부 가운데서 몇 권을 가려 뽑아 보내었으니 모두 오천 마흔여덟 권이옵니다. 이 수효는 한 장수에 합하는 것이옵니다." 태종이 더욱 기뻐하며 분부했다. "광록시에 명하여 잔치를 베풀고 동각을 열어 후하게 답례하라." 홀연히 그 세 제자가 계단 아래에 서 있는데 용모가 비상하므로 곧 물었다. "고제들이 과연 외국 사람이냐?" 장로가 엎드려 말했다. "큰 제자는 성이 손이요 법명이 오공이온데 신이 또 그를 손행자라 부르옵니다. 그는 본디 동승신주 오래국 화과산 수렴동 사람이온데, 오백 년 전에 천궁을 크게 어지럽힌 죄로 불조께 서쪽 양계산 돌상자 속에 얽매어 눌려 있었사옵니다. 관음보살이 권하여 선을 따르게 하시니 원하여 귀의하였으므로 신이 그곳에 가서 구해 내었사오니, 이 제자의 보호를 매우 입었사옵니다. 둘째 제자는 성이 저요 법명이 오능이온데 신이 또 저팔계라 부르옵니다. 그는 본디 복릉산 운잔동 사람이온데 오사장 고로장에서 요괴 노릇을 하다가 곧 보살의 권선을 입고 행자에게 거두어졌사옵니다. 가는 길에 짐을 메는 힘이 있고 물을 건너는 공이 있었사옵니다."

"셋째 제자는 성이 사요 법명이 오정이온데 신이 또 사화상이라 부르옵니다. 그는 본디 유사하에서 요괴 노릇을 하던 자이온데 또한 보살의 권선을 입고 사문의 가르침을 받들었사옵니다. 저 말은 주공께서 내리신 것이 아니옵니다." 태종이 말했다. "털빛이 같은데 어찌 아니 되겠느냐?" 삼장이 말했다. "신이 사반산 응수간에서 물을 건너다가 본래 말이 이 말에게 삼켜졌사옵니다. 행자가 보살께 청하여 이 말의 내력을 물었더니 본래 서해 용왕의 아들이온데 죄가 있어 또한 보살의 구제를 입어 신에게 벗노릇을 하라 하셨사옵니다. 당시에 본래 말로 변하였으므로 털빛이 같사옵니다. 다행히 산을 오르고 고개를 넘으며 험한 길을 건넜사오니, 갈 적에는 타고 올 적에는 경전을 실었으매 또한 그 힘을 많이 헤아렸사옵니다." 태종이 그 말을 듣고 칭찬을 마지않으며 또 물었다. "서쪽 먼 곳을 건넜으되 도대체 노정이 얼마나 되느냐?" 삼장이 말했다. "보살의 말씀을 총계하면 십만 팔천 리의 먼 길이옵니다. 도중에 일찍이 수효를 적지 못하고 다만 지내온 것이 열네 차례의 겨울과 여름인 줄만 아옵니다. 날마다 산이요 날마다 고개이며 만난 숲은 작지 않고 만난 물은 넓고 컸사옵니다. 또한 몇몇 나라 임금을 지났사오매 모두 조험의 인장이 있사옵니다."

당승이 불러 말했다. "제자들아, 통관 문첩을 가져오너라. 주공께 바치도록 하자." 하고 곧바로 올리었다. 태종이 보니 정관 십삼년 구월 보름 사흘 앞에 내어 준 것이었다. 태종이 웃으며 말했다. "오래도록 머나먼 길을 수고하였거늘 이제 이미 정관 이십칠년이로다." 첩문 위에는 보상국의 도장, 오계국의 도장, 거지국의 도장, 서량여국의 도장, 제새국의 도장, 주자국의 도장, 사타국의 도장, 비구국의 도장, 멸법국의 도장이 찍혀 있었고, 또한 봉선군의 도장과 옥화주의 도장과 금평부의 도장이 있었다. 태종이 훑어보기를 마치고 거두어 두었다.

일찍이 당가 관원이 연회를 청하므로 곧 전에서 내려 손을 잡고 걸으며 또 물었다. "고제들이 예법을 아느냐?" 삼장이 말했다. "소신의 제자들은 모두 산골 벌판의 요괴 몸이라 중화 성조의 예절을 익히지 못하였사오니, 부디 주공께서는 죄를 용서하소서." 태종이 웃으며 말했다. "허물을 묻지 않겠노라, 허물을 묻지 않겠노라. 모두 함께 동각으로 청하여 잔치에 가자꾸나." 삼장이 다시 은혜를 사례하고 그 세 사람을 불러 함께 각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니, 과연 중화의 대국이라 예사와는 달랐다. 저것을 보라. 문에는 채색 수를 놓은 휘장이 드리웠고 땅에는 붉은 담요를 깔았으며, 기이한 향기는 그윽하고 진귀한 물품은 싱싱하였네. 호박 잔과 유리 잔에는 금을 상감하고 비취를 점점이 찍었고, 황금 쟁반과 백옥 사발에는 비단을 박고 꽃을 얽었네. 무청을 푹 삶고 향기로운 토란에는 꿀을 끼얹었네. 버섯은 달콤하고 바다 나물은 맑고 기이하였네. 몇 차례 더하여 생강으로 매운 죽순을 내고, 몇 번씩 꿀에 무친 아욱을 차렸네. 밀가루로 만든 면근과 참죽나무 잎, 목이버섯과 두부 껍질이네. 돌꽃 선채, 고사리 가루와 말린 고비이네. 산초로 삶은 무, 겨자에 무친 오이 채네. 몇 접시 채소 음식은 오히려 그러려니와, 몇 가지 진귀한 과일이 으뜸을 다투네. 호두와 곶감, 용안과 여지이네. 선주 지방의 밤과 산동 지방의 대추, 강남의 은행과 토끼 대가리 배이네. 개암과 잣과 연밥은 크고 포도도 굵으며, 비자와 박씨와 마름 쌀이 가지런하네. 감람과 능금, 빈파와 사과이네. 어린 연근과 올미, 아삭한 자두와 산딸기이네. 갖추지 않은 것이 없고 빠진 물건이 없으며, 또한 찐 것 튀긴 것 꿀 과자에 좋은 안주를 겸하고 좋은 술과 향기로운 차와 기이한 별미가 있었네. 온갖 맛의 진수가 참된 상등품임을 다 말할 수 없으니, 과연 중화의 대국은 서쪽 오랑캐와 다르도다. 스승과 제자 네 사람과 문무 여러 관원이 모두 좌우에 모시고 태종 황제는 여전히 가운데 바르게 앉으니, 노래와 춤과 피리와 거문고가 가지런하고 엄숙하여 하루 즐거움을 다하였다. 바로 그러하였다. "임금의 아름다운 모임은 당요와 우순에 견줄 만하고, 진경을 취하여 복이 남음이 있네. 천고에 흘러 전하여 천고에 성하니, 불빛이 널리 비추는 제왕의 거처이네." 이날 날이 저물자 사례의 잔치가 파하였다. 태종은 궁으로 돌아가고 여러 관원은 집으로 돌아가며, 당승 등은 홍복사로 돌아오니 절의 중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맞이하였다. 산문에 막 들어서자 여러 중이 아뢰었다. "스승님, 이 나무 끝이 오늘 아침에 모두 홀연히 동쪽을 향하였나이다. 저희가 스승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성 밖으로 나아가 맞이하였더니 과연 도착하셨나이다!" 장로가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드디어 방장으로 들어갔다. 이때 팔계도 차와 밥을 달라 떠들지 않고 장난도 부리지 않으며, 행자와 사승도 하나같이 점잖았다. 다만 도의 과위가 이루어졌으므로 자연스레 조용한 것이었다. 그날 밤에 잠이 들었다.
이튿날 이른 아침에 태종이 조정에 올라 여러 신하에게 말했다. "짐이 생각하건대 어제의 공이 지극히 깊고 지극히 커서 갚을 길이 없도다. 하룻밤을 잠들지 못하고 입으로 몇 마디 천한 말을 읊었으나, 다만 감사의 뜻을 잠시나마 표하였을 뿐 일찍이 글로 써 두지는 못하였노라."

"중서관은 오너라. 짐이 불러 주리니 낱낱이 써라." 하고 그 글은 이러하였다. "대개 들으니 두 법도에는 형상이 있어 덮고 실어 목숨을 품음을 드러내고, 네 철에는 형체가 없어 추위와 더위를 젖게 하여 만물을 변화시키느니라. 이러므로 하늘을 엿보고 땅을 거울삼을 때 어리석은 이라도 그 단서를 알거니와, 음을 밝히고 양을 꿰뚫음에는 슬기로운 이도 그 수를 다함이 드물도다. 그러나 천지가 음양을 포괄하되 쉬이 아는 것은 그 형상이 있어서요, 음양이 천지에 놓이되 다하기 어려운 것은 그 형체가 없어서니라."

그러므로 형상이 드러나 징험할 수 있으면 비록 어리석은 이라도 미혹되지 않거니와, 형체가 잠겨 보이지 않으면 슬기로운 이라도 오히려 미혹되느니라. 하물며 불도는 비움을 숭상하여 그윽함을 타고 고요함을 다스리며, 만 가지를 널리 건지고 시방을 다스리느니라. 위령을 들어올리면 그 위에 없고 신력을 누르면 그 아래 없으며, 크게 하면 우주에 가득 차고 작게 하면 터럭 끝에 거두어지느니라. 멸함도 없고 남도 없어 천 겁을 지내며 예로부터 이어오고, 숨는 듯 드러나는 듯 백 가지 복을 굴려 오늘을 길게 하느니라. 묘한 도는 그윽하게 엉겨 따라도 그 끝을 알지 못하고, 법의 흐름은 맑고 고요하여 떠보아도 근원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우매한 범부와 자질구레한 무리가 그 뜻에 뛰어들어 능히 의혹이 없을 자가 있으랴! 그렇다면 큰 교가 일어남은 서쪽 땅에 터를 두었도다. 한나라 조정에 솟아올라 밝은 꿈을 이루고 동쪽 땅을 비추어 자비를 흐르게 하였느니라. 옛적에 형체와 자취를 나누던 때에는 말이 달리지 않아도 교화가 이루어졌고, 늘 보이고 늘 숨던 세상에는 백성이 덕을 우러러 받들 줄 알았느니라. 그윽한 그림자가 진리로 돌아가고 세월이 옮겨간 뒤 금빛 얼굴이 빛을 감추어 삼천의 빛을 비추지 않게 되자, 아름다운 상이 그림을 열어 사팔의 모습을 헛되이 마감하였느니라. 이에 미묘한 말씀이 널리 입혀져 날짐승을 삼도에서 건져 내고, 남긴 가르침이 멀리 펴져 중생을 십지로 이끌었느니라. 부처께는 경이 있어 대승과 소승을 가를 수 있고, 또한 법이 있어 그릇됨과 바름의 방술을 전하느니라. 우리 중 현장 법사라는 이는 법문의 영수이니라. 어려서 삼가고 민첩함을 품어 일찍이 삼공의 공을 깨달았고, 자라서 신령하고 맑음에 맞아 사인의 행을 갖추었느니라. 솔바람과 물 위의 달이라도 그 맑고 화려함을 견주기 부족하거늘, 신선의 이슬과 밝은 구슬이 어찌 그 밝고 윤택함에 비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지혜가 통하여 얽매임이 없고 신령함이 형체 이루기 전을 헤아리며, 육진을 뛰어넘어 멀리 벗어나 천고에 향기를 전하였느니라. 마음을 안으로 모아 바른 법이 쇠퇴함을 슬퍼하였으며,

생각을 그윽한 문에 두고 깊은 글의 잘못을 탄식하였도다. 조목을 갈라 이치를 떨치며 예전의 들음을 넓히고, 거짓을 잘라 참을 이어 뒤의 배움을 열고자 하였느니라. 이러므로 마음을 정토에 두고 서역을 노닐며, 위태로움을 안고 멀리 떠나 지팡이를 짚고 홀로 갔느니라.

쌓인 눈이 새벽에 날려 길에서 땅을 잃고, 놀란 모래가 저녁에 일어나 하늘 밖에서 하늘을 잃었느니라. 만 리 산천에서 연기와 노을을 헤치며 걷고, 백 겹의 추위와 더위에 서리와 비를 밟아 앞길을 이었느니라. 정성이 무거우니 수고가 가벼웠고 구함이 깊으니 이르고자 하였느니라. 서쪽 땅을 두루 노닌 것이 십사 년이요, 이방 나라를 두루 겪으며 바른 교를 구하였느니라. 쌍림과 팔수에서 도를 맛보고 바람을 먹었으며,

녹원과 취두봉에서 기이함을 바라보고 우러렀으며, 앞선 성인에게 지극한 말씀을 받들고 위의 어진 이에게 참된 가르침을 받았느니라. 오묘한 문을 캐어 그윽한 업을 다하였느니라. 삼승과 율의 도가 마음 밭에서 달리고, 한 장수와 백 광주리의 글이 바다에서 파도치느니라. 지나온 나라는 끝이 없으나 얻은 경전은 수효가 있느니라. 얻은 대승의 요긴한 글은 모두 서른다섯 부요, 오천 마흔여덟 권이 되거늘 번역하여 중화에 펴고 빼어난 업을 떨치었느니라. 자비의 구름을 서쪽 끝에서 이끌고 법의 비를 동쪽 가에 부었느니라. 성교가 빠졌다가 다시 온전해지고 창생이 죄를 짓고도 복으로 돌아왔느니라. 불타는 집의 마른 불꽃을 적시어 함께 미혹한 길에서 벗어나게 하고, 금수의 어두운 물결을 밝히어 함께 저 언덕에 이르게 하였느니라. 이에 알거니와 악은 업으로 말미암아 떨어지고 선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오르느니라. 오르고 떨어지는 실마리는 오직 사람이 스스로 짓는 것이니라. 계수나무가 높은 고개에 나니 구름 이슬이라야 그 꽃에 이슬을 맺히게 되고, 연꽃이 푸른 물결 속에서 나니 날리는 먼지가 그 잎을 더럽히지 못하느니라. 이는 연꽃의 성품이 맑고 계수나무의 바탕이 곧아서가 아니라, 진실로 붙은 곳이 높으매 작은 물건이 누를 수 없고 의지한 곳이 맑으매 흐린 무리가 더럽힐 수 없는 것이니라. 대저 풀과 나무는 앎이 없으나 오히려 선을 빌려 선을 이루거든, 하물며 사람이 앎이 있으니 어찌 경사로 경사를 이루지 않겠느냐? 바라건대 진경이 전해 펴져 해와 달과 더불어 다함이 없고, 큰 복이 멀리 펴져 하늘과 땅과 함께 길이 크기를 바라노라!"

글을 다 쓰고 곧 성승을 불렀다. 장로는 이미 조문 밖에서 사례하기를 기다리다가 부름을 듣고 급히 들어와 엎드려 절하는 예를 행하였다. 태종이 전에 오르기를 청하여 글월을 장로에게 건네어 두루 훑어보게 하였다. 다시 엎드려 사례하고 아뢰었다.

"주공의 문사는 높고 예스러우며 이치의 취향이 깊고 미묘하오나 다만 어떠한 명목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태종이 말했다. "짐이 밤에 읊어 어제에게 답례하는 뜻을 지었으니 이름하여 성교서라 하는데 좋은지 모르겠노라." 장로가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마지않았다. 태종이 또 말했다.

"짐의 재주는 규장에 부끄럽고 말은 금석에 부끄러우니라. 내전은 더욱 일찍이 들은 바 없느니라. 입으로 읊은 서문은 참으로 비루하니, 붓과 먹을 금간에 더럽히고 기와 자갈을 구슬 숲에다 표한 것이니라. 생각하니 얼굴이 붉고 부끄러울 뿐이로다. 일컬음에 부족한데 헛되이 사례하게 하였노라."

이때 여러 관원이 함께 축하하며 성교의 어제 글에 정례하고 안팎에 두루 전하였다. 태종이 말했다. "어제가 진경을 한 차례 펴외어 보는 것이 어떠하냐?" 장로가 말했다. "주공께서 진경을 펴보이려 하시거든 모름지기 불도를 찾아야 하옵니다. 보전은 외울 만한 곳이 아니옵니다." 태종이 매우 기뻐하며 곧 당가 관원에게 물었다. "장안성 절 가운데 어느 사찰이 깨끗하냐?" 반열에서 상대학사 소우가 나서며 아뢰었다. "성 안에 안탑사가 깨끗하옵니다." 태종이 곧 여러 관원에게 명했다. "너희는 진경 몇 권씩을 각자 공경히 받들고 짐과 함께 안탑사로 가서 어제께 경담을 청하자꾸나." 여러 관원이 드디어 저마다 받들고 태종의 어가를 따라 절 가운데로 가서 높은 단을 쌓고 자리를 가지런히 차렸다. 장로는 다시 분부했다. "팔계와 사승은 용마를 끌고 행장을 정리하고, 행자는 내 곁에 있거라." 또 태종을 향하여 말했다. "주공께서 진경을 천하에 전하여 흐르게 하려 하시거든 마땅히 부본을 등사해야 널리 펼 수 있사옵니다. 원본은 도리어 마땅히 잘 간직하시고 가벼이 더럽히지 말아야 하옵니다." 태종이 또 웃으며 말했다. "어제의 말이 매우 옳도다! 매우 옳도다!" 곧 한림원과 중서과의 여러 관원을 불러 진경을 등사하게 하고, 또 절 하나를 성의 동쪽에 세우니 이름하여 등황사라 하였다.

장로가 몇 권을 받들고 단에 올라 막 외우려 하는데, 홀연히 향기로운 바람이 감도는 가운데 허공에서 팔대금강이 몸을 나타내어 크게 불러 말했다. "경을 외우는 자여, 경전 두루마리를 놓아두고 나를 따라 서쪽으로 돌아가자꾸나." 이 아래에 있던 행자 세 사람은 백마까지 땅에서 솟아올랐고, 장로도 경전 두루마리를 내던진 채 단 위에서 구소로 솟아올라 서로 따라 허공으로 날아가니, 태종과 여러 관원이 놀라 허공을 바라보며 절을 올렸다. 바로 그러하였다. "성승이 힘써 경을 취하여 엮고 서쪽 땅을 두루 돌기 십사 년이었네. 괴로운 길을 겪으며 환난을 만나고 여러 산천을 지나며 곤액을 받았네. 공이 팔구에 찼으나 오히려 아홉을 더하고 행이 삼천에 차서 대천에 미쳤네. 대각의 묘한 긴 글이 상국으로 돌아왔으니 이제까지 동토에 길이 전하여 남아 있네." 태종과 여러 관원이 절을 마치고 곧 고승을 뽑아 안탑사 안에서 수륙대회를 베풀고 대장진경을 보고 외워, 유명의 업귀를 초탈하게 하고 널리 선경을 베풀었으며, 등록해 둔 경문을 천하에 전하여 펴니라. 이 이야기는 여기서 접어 둔다.
각설하고 팔대금강은 향기로운 바람을 몰아 장로의 사부중 네 사람과 말까지 모두 다섯을 이끌고 다시 영산으로 돌아왔으니, 가고 오는 것이 꼭 팔 일 안에 들었다. 이때 영산의 여러 신이 모두 부처 앞에서 설법을 듣고 있었다.

팔금강이 그 사부와 제자를 이끌고 들어가 여래께 아뢰었다. "제자가 앞서 금지를 받들어 성승 등을 모시고 당나라에 이르러 경을 넘겨 바치고서 이제 특별히 성지를 반납하러 왔나이다." 드디어 당승 등을 불러 앞으로 나아가 직을 받게 하였다. 여래가 말했다. "성승아, 너의 전생은 본래 나의 둘째 제자로 이름하여 금선자라 하였느니라. 네가 설법을 듣지 않고 나의 큰 교를 경솔히 업신여겼으므로 너의 참된 영혼을 내려보내 동토에 태어나게 하였느니라. 이제 기뻐 귀의하고 나의 가지를 받들며 또 내 교를 타고 진경을 취하여 갔으매 매우 공과가 있으니, 크게 밝혀 정과에 오르게 하였나니 너는 전단공덕불이 되느니라. 손오공아, 네가 천궁을 크게 어지럽혔으므로 내가 매우 깊은 법력으로 오행산 아래 눌러 두었더니, 다행히 천재가 차서 석교로 돌아왔고 또한 기쁘게 악을 숨기고 선을 드러내어 길에서 마귀를 단련하고 괴물을 항복시킨 공이 있으며 처음과 끝을 온전히 하였으니, 크게 밝혀 정과에 오르게 하였나니 너는 두전승불이 되느니라. 저오능아, 너는 본래 천하의 수신이요 천봉원수이거늘 반도회에서 술에 취해 선녀를 희롱한 탓에 너를 아래 세상에 내려보내니 몸이 축생 같았고, 다행히 네가 사람 몸을 사모하여 복릉산 운잔동에서 죄를 짓다가 기쁘게 큰 교로 돌아와 내 사문에 들었으며 길에서 성승을 보호하였으나 또한 장난기 많은 마음이 있어 색정이 가시지 않았느니라. 네가 짐을 멘 공이 있으므로 네 직을 밝혀 정과에 이르게 하여 정단사자를 삼노라." 팔계가 입으로 떠들며 말했다. "저들은 모두 부처가 되거늘 어찌 나를 정단사자로 삼으시나이까?" 여래가 말했다. "너는 입이 굳세고 몸이 게으르며 먹을 창자가 넓기 때문이니라. 대저 천하 사대부주에 내 교를 우러러보는 자가 매우 많으므로 무릇 모든 불사에 너로 하여금 단을 맑히게 하였으니, 이는 누릴 복이 있는 품계거늘 어찌 좋지 않으랴! 사오정아, 너는 본래 권렴대장이었는데 반도회에서 유리잔을 깨뜨린 탓으로 너를 아래 세상에 내려보냈고, 너는 유사하에 떨어져 살생을 하고 사람을 먹으며 죄를 지었으나 다행히 내 교에 귀의하여 가지를 성실히 받들고 성승을 보호하며 산을 오르고 말을 끈 공이 있으니, 크게 밝혀 정과에 올라 금신나한이 되느니라." 또 저 백마를 불러 말했다. "너는 본래 서양 대해 광진용왕의 아들이거늘 아비의 명을 거역하여 불효의 죄를 지었으되, 다행히 몸과 법에 귀의하고 내 사문에 들었으며 날마다 네가 성승을 실어 서쪽으로 오고 또 성경을 실어 동쪽으로 간 공로 또한 있으니, 네 직을 밝혀 정과에 이르게 하여 팔부천룡마를 삼노라." 장로와 사부중이 모두 각각 머리를 조아려 은혜를 사례하였다. 말도 또한 사례를 마치니, 다시 게제에게 명하여 말을 영산 뒤 벼랑의 화룡지 가로 이끌어 내려가 그 못에 밀어 넣게 하였다. 잠깐 사이에 그 말이 몸을 펴더니 곧 털가죽이 빠지고 머리와 뿔이 바뀌며 온몸에 금비늘이 돋고 턱 아래에 은빛 수염이 나며 온몸에 상서로운 기운이 서리고 네 발굽에 상서로운 구름이 감도는 채 화룡지를 날아 나와 산문 안 하늘을 든든히 받든 화표 기둥에 감겨 올랐다. 여러 부처가 여래의 대법을 찬양하였다.

손행자가 또 당승에게 말했다. "스승님, 이제 저는 이미 부처가 되어 스승님과 같사온데, 어찌 오히려 금고아를 쓰고 계시며 스승님은 또 무슨 긴고주를 외어 저를 옥죄려 하시나이까? 어서 송고주를 외어 벗겨 내어 부수어 버리소서. 다시는 저 무슨 보살이 남을 속여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하옵소서." 당승이 말했다. "당시에 오직 너를 다스리기 어려우므로 이 법으로 제재하였느니라. 이제 이미 부처가 되었으니 저절로 없어졌거늘, 어찌 오히려 네 머리 위에 남아 있을 이치가 있으랴! 네가 한번 더듬어 보아라." 행자가 손을 들어 더듬어 보니 과연 없었다. 이때 전단불과 두전불과 정단사자와 금신나한이 모두 본위에서 정과를 이루었고 천룡마 또한 저절로 진리에 돌아왔다. 이를 증명하는 시가 있으니 시는 이러하였다. "한 몸의 진여가 굴러 먼지 가운데 떨어졌다가 사상을 어울려 합하여 다시 몸을 닦았네. 오행으로 색과 공을 헤아리니 도로 고요하고, 온갖 괴이한 헛된 이름을 모두 논할 것 없네. 전단의 정과로 대각에 귀의하고 품직을 이루어 침륜에서 벗어났네. 경이 천하에 전하여 은혜의 빛이 넓으니, 오성이 불이문에 높이 있네."

오성의 과위가 정해질 적에 뭇 불조와 보살과 성승과 나한과 게제와 비구와 우바이와 우바새와 각 산 각 굴의 신선과 대신과 정갑과 공조와 가람과 토지와 일체 득도한 스승 신선이 처음에는 모두 와서 설법을 들었는데 이에 이르러 각각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저것을 보라. "영취산 봉우리 머리에 노을빛이 모여들고 극락세계에 상서로운 구름이 모였네. 금룡은 편히 누웠고 옥호는 안연하였네. 까마귀와 토끼는 오가는 대로 맡기고 거북과 뱀은 감아 도는 대로 두었네. 붉은 봉황과 푸른 난새는 마음이 상쾌하고 검은 원숭이와 흰 사슴은 뜻이 즐겁네. 여덟 절기의 기이한 꽃과 네 철의 신선 과일이네. 큰 소나무와 늙은 측백과 푸른 잣나무와 큰 대나무이네. 오색 매화는 피기도 하고 열매 맺기도 하며, 만 년 복숭아는 익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네. 온갖 열매와 온갖 꽃이 빼어남을 다투고 온종일 상서로운 기운이 어지러이 일렀네." 대중이 합장하고 귀의하여 모두 염불하였다. "나무 연등상고불. 나무 약사유리광왕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과거미래현재불. 나무 청정희불. 나무 비로시불. 나무 보당왕불. 나무 미륵존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무량수불."

나무 접인귀진불. 나무 금강불괴불. 나무 보광불. 나무 용존왕불. 나무 정진선불. 나무 보월광불. 나무 현무우불. 나무 파류나불. 나무 나라연불. 나무 공덕화불. 나무 재공덕불. 나무 선유보불. 나무 전단광불. 나무 마니당불. 나무 혜거조불.

나무 해덕광명불. 나무 대자광불. 나무 자력왕불. 나무 현선수불. 나무 광주엄불. 나무 금화광불. 나무 재광명불. 나무 지혜승불. 나무 세정광불. 나무 일월광불. 나무 일월주광불.

나무 혜당승왕불. 나무 묘음성불. 나무 상광당불. 나무 관세등불. 나무 법승왕불. 나무 수미광불. 나무 대혜력왕불. 나무 금해광불. 나무 대통광불. 나무 재광불. 나무 전단공덕불.

나무 두전승불.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대세지보살. 나무 문수보살. 나무 보현보살. 나무 청정대해중보살. 나무 연지해회불보살. 나무 서천극락제보살. 나무 삼천게제대보살. 나무 오백아라대보살. 나무 비구이새니보살. 나무 무변무량법보살. 나무 금강대사성보살. 나무 정단사자보살. 나무 팔보금신나한보살. 나무 팔부천룡광력보살.

이와 같은 일체 세계의 모든 부처시여, 원하건대 이 공덕으로 부처의 정토를 장엄하소서. 위로는 네 가지의 무거운 은혜를 갚고 아래로는 세 가지 길의 고통을 건지소서.

만일 보고 듣는 이가 있거든 모두 보리심을 내어 함께 극락국에 태어나 이 한 몸을 다 갚으리라.

시방 삼세의 일체 부처와 모든 존귀하신 보살 마하살이시며, 마하반야바라밀이어.

서유기는 여기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