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삼장법사와 제자 세 사람은 재난을 벗어나 앞으로 나아왔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팔백 리 황풍령을 지나갔는데, 서쪽으로 들어서니 훤히 트인 평지였다. 세월이 빨라 여름을 지내고 가을을 겪는 사이, 찬 매미가 시든 버드나무에서 울고 큰 불별이 서쪽으로 기우는 것도 보았다.
한창 길을 가는데 큰 물줄기 하나가 사나운 물결을 이루며 흙탕물이 넘실거리고 파도가 치솟고 있었다. 삼장법사가 말 위에서 다급히 외쳤다. "제자들아, 저 앞의 물길이 넓은데 어찌 배 한 척 지나다니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우리가 어디로 건너간단 말이냐?" 팔계가 보고 말했다. "과연 큰 물결이옵니다. 배가 없어서는 건널 길이 없사옵니다."
행자가 허공으로 뛰어올라 손을 이마에 얹어 햇빛을 가리고 내려다보더니 놀라며 말했다. "스승님, 참으로 어렵사옵니다! 이 강은 이 늙은 원숭이가 가는 것으로 치자면 허리나 한번 비틀면 훌쩍 건너갈 수 있사옵니다. 그러나 스승님으로 치자면 천 번을 건너려 해도 어렵고 만 년을 가려 해도 어려운 길이옵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내가 바라보니 아득하여 끝이 없구나. 얼마나 넓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곧장 건너면 팔백 리가량 되옵니다."
팔계가 말했다. "형님은 어찌 그 거리를 아셨사옵니까?" 행자가 말했다. "아우한테 숨기지 않고 말하겠느니라. 이 늙은 원숭이의 두 눈은 대낮에도 천 리 길의 길흉을 보느니라. 방금 허공에서 살펴보니, 이 강은 위아래로 얼마나 먼지 알 수 없으나 건너는 너비만은 팔백 리는 되더라." 장로는 근심하며 한탄하다가 말머리를 돌렸는데, 물가에 석비 하나가 서 있었다. 세 사람이 다가가 살펴보니 전서체로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으니 바로 유사하요, 비석 배에는 작은 해서체로 네 줄이 적혀 있었는데 이러하였다. "팔백 리 유사하의 경계요, 삼천 길 약수의 깊이라. 기러기 털조차 떠오르지 못하고, 갈대꽃은 바닥으로 가라앉으리라." 그때 물결이 철썩 하고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물속에서 요정 하나가 솟아 나왔는데 몹시 흉악하고 추악하였다. 그 모습 실로 이러하였다. 머리에는 붉은 불꽃 같은 머리카락이 부스스하고, 두 눈은 등불처럼 번쩍이더라. 검지도 푸르지도 않은 쪽빛 얼굴이요, 천둥 같고 북 같은 목소리는 늙은 용의 울음이로다. 몸에는 거위털 빛 누런 망토를 걸쳤고, 허리에는 두 겹 꼬아 감은 흰 등나무를 둘렀더라. 목 아래에는 해골 아홉 개를 매달았고, 손에 쥔 보배 지팡이는 위풍이 당당하였다.
그 요물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물가로 달려 올라와 곧장 삼장법사를 낚아채려 하였다. 행자가 황급히 스승님을 안아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 벗어났다. 팔계는 행장을 내려놓고 쇠스랑을 뽑아 들고 요정을 향해 내리쳤으나, 그 요물은 보배 지팡이로 막아 냈다. 두 사람은 유사하 강변에서 저마다 영웅을 뽐내었다. 이 한바탕의 멋진 겨룸이여.
아홉 갈래 쇠스랑과 요항장 지팡이가, 두 사람이 강변에서 맞붙었구나. 이는 총독 대천봉이요, 저는 귀양 온 권렴대장이로다. 옛적에 영소전에서 만난 적이 있거늘, 오늘은 사나운 힘을 겨루는구나. 이쪽은 용의 발톱을 더듬듯 쇠스랑을 뻗고, 저쪽은 코끼리 어금니를 갈듯 지팡이로 받쳐 막네. 크게 사평 자세로 벌리고는, 바람을 거슬러 창을 들이대듯 파고든다. 이놈은 머리도 얼굴도 가리지 않고 긁어 대고, 저놈은 빈틈도 없이 내리친다. 하나는 유사하 경계를 차지하고 사람을 먹는 요정이요, 하나는 가르침을 받들어 수행하는 장수로다.
두 사람은 이리저리 오가며 스무 합을 싸웠으나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그 대성은 삼장법사를 보호하며 말을 끌고 행장을 지키고 서 있다가, 팔계가 그 요물과 싸우는 것을 보자 이를 갈고 주먹을 부르쥐었다. 참지 못하고 달려가 그놈을 치려 몽둥이를 뽑아 들며 말했다.
"스승님, 앉아 계시옵소서, 겁내지 마시옵소서. 이 늙은 원숭이가 가서 그놈과 좀 놀아 보고 오겠나이다." 스승님이 만류하였으나 붙잡지 못했다. 그는 입을 쑥 불어 휘파람을 불더니 앞으로 뛰어갔다. 그 요물과 팔계는 한창 신나게 싸우고 있어 떼어 놓기 어려웠는데, 행자가 철봉을 휘둘러 그 요물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그 요물은 황급히 몸을 돌려 유사하 속으로 파고들어 갔다. 팔계는 성이 나서 뛰며 말했다. "형님! 누가 형님을 오라 했단 말이옵니까! 그 요물의 손이 점점 느려져 내 쇠스랑을 막기 어려웠사옵니다. 서너 합만 더 했으면 그놈을 사로잡았을 것이옵니다! 그놈이 형님의 흉험함을 보고 싸움에 져서 달아났사온데, 이를 어찌하면 좋사옵니까!"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아우야, 속이지 않고 말하겠느니라. 황풍괴를 항복받고 산에서 내려온 뒤로 한 달 남짓 몽둥이를 휘둘러 본 적이 없느니라. 네가 그놈과 신나게 싸우는 것을 보니 발바닥이 근질거려 견딜 수 없어, 그만 뛰어올라와 한바탕 놀아 본 것뿐이니라. 그런데 그 요물이 장난을 알아보지 못하고 달아날 줄이야 어찌 알았겠느냐."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이야기하며 웃고 떠들다가 돌아와 삼장법사를 뵈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요괴를 잡았느냐?" 행자가 말했다. "그 요괴는 싸움을 견디지 못하고 패하여 물속으로 파고들어 갔느니라." 삼장법사가 말했다. "제자들아, 이 요물은 오래도록 이곳에 살았으니 물의 깊고 얕음을 알 것이로되, 이처럼 끝없는 약수에 배와 노까지 없다면 물의 성질을 아는 자를 얻어 인도하게 해야 하겠구나." 행자가 말했다. "바로 그렇게 말해야 하느니라. 속담에 붉은 것을 가까이하면 붉어지고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 하였느니라. 그 요물이 여기 있으니 물의 성질을 틀림없이 아느니라.
우리가 이제 그놈을 사로잡거든 우선 때려 죽이지 말고, 다만 스승님을 모시고 강을 건너게 한 뒤 다시 방도를 의논하자꾸나." 팔계가 말했다. "형님, 망설이지 마시옵소서. 형님이 먼저 가서 그놈을 잡으시옵소서. 이 늙은 돼지가 스승님을 지키겠사옵니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아우야, 이 일만은 내가 감히 자랑할 수 없느니라. 물속 일은 이 늙은 원숭이가 그리 능숙하지 못하니라. 빈몸으로 걷는다 해도 도술의 결을 쥐고 물을 피하는 주문을 외워야만 걸을 수 있느니라.
그렇지 않으면 물고기나 새우나 게나 자라 따위로 변신해야만 내가 갈 수 있느니라. 재주를 겨루는 것으로 치자면 높은 산이건 구름 속이건, 무슨 기이한 일이라도 이 늙은 원숭이는 다 하느니라. 다만 물속 장사는 좀 버겁구나." 팔계가 말했다. "이 늙은 돼지는 옛적에 천하를 총독하며 팔만 수군을 거느렸사온즉 도리어 물의 성질을 좀 알게 되었사옵니다. 다만 그 물속에 처자식이나 늙은이 어린이 같은 족속이 있어 칠대 팔대의 친척이 모조리 달려들면 내가 당해 내지 못하여 자칫 붙잡혀 갈까 두렵사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네가 물속으로 들어가 그놈과 싸우거든 오래 붙어 있지 말고, 지는 것은 허하되 이기는 것은 허락하지 말며, 그놈을 밖으로 끌어내거라. 그러면 이 늙은 원숭이가 손을 보태 주겠느니라." 팔계가 말했다. "옳은 말씀이옵니다, 내가 가겠나이다." 가겠다는 소리를 남기고는 푸른 비단 장삼을 벗어 던지고 신발도 벗어 놓은 뒤, 두 손으로 쇠스랑을 휘둘러 물길을 헤치며 그 옛날의 낡은 재주를 부렸다. 물결을 뛰어넘고 파도를 뒤집으며 쑥 뛰어들어 곧장 물 밑바닥에 이르러 앞으로 곧장 나아갔다.
말하자면, 그 요물은 싸움에 져서 돌아와 이제야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또 누군가 물을 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홀연히 몸을 일으켜 살펴보니 팔계가 쇠스랑을 들고 물을 밀며 오고 있었다. 그 요물은 지팡이를 들어 정면에서 크게 외쳤다. "이 중놈아, 어디로 달아나느냐! 정신 차리고 내 지팡이를 받아라!" 팔계가 쇠스랑으로 막으며 말했다. "너는 무슨 요정이기에 감히 이곳에서 길을 막느냐?" 그 요물이 말했다. "너는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는구나. 나는 요마귀괴가 아니요, 성씨도 없고 이름도 없는 놈도 아니니라." 팔계가 말했다. "네가 사악한 요괴나 귀신이 아니라면 어찌 이곳에서 생명을 해치느냐? 네 성명이 무엇인지 실토하거라. 그러면 내가 네 목숨을 살려 주겠다." 그 요물이 말했다.
"어려서부터 타고난 기운이 장하여, 건곤 만 리를 두루 유랑하였노라. 영웅으로 천하에 위명을 떨치고, 호걸로 인가의 본보기가 되었노라. 만국 구주를 마음대로 다니고, 오호 사해가 내 부딪침을 따랐노라. 도를 배우려 하늘 가에 떠돌고, 스승을 찾으려 넓은 땅을 노닐었노라. 의발을 삼가 몸에 지니고, 날마다 마음을 놓지 않았노라. 땅을 따라 구름처럼 노닐기를 수십 차례, 곳곳을 한가로이 걷기를 백여 차례. 마침내 참된 사람을 만나 큰 도의 금빛 광명을 열었노라. 먼저 영아와 사녀를 거두고, 뒤에 목모와 금공을 놓았노라. 명당 신수는 화지로 들고, 중루 간화는 심장으로 갔노라. 삼천의 공이 차니 천안을 배알하고, 뜻을 모아 명화향에 조례하였노라. 옥황상제께서 벼슬을 더하시어 권렴대장에 봉하셨노라. 남천문 안에서 내가 으뜸이요, 영소전 앞에서 내가 윗자리였노라. 허리에는 호랑이 머리 패를 걸쳤고, 손에는 요항장 지팡이를 쥐었노라. 머리의 금투구는 햇빛에 번쩍이고, 걸친 갑옷은 노을처럼 빛났노라. 가마를 호위할 때 내가 앞에 섰고, 조정에 드나들 때 내가 윗자리였노라. 다만 왕모님이 반도를 내리시어 요지에서 잔치를 열고 장수들을 초대하셨을 때, 실수로 옥유리를 깨뜨리는 바람에 천신들이 혼비백산하였노라. 옥황께서 곧 성을 내시어, 조정을 맡은 좌보상을 명하셨노라. 관을 벗기고 갑옷을 벗기고 관직을 거두어, 이 몸을 사형장으로 밀어 내라 하셨노라. 맨발의 대천선이 은혜를 베풀어, 반열을 넘어 나를 놓아 달라 아뢰었노라. 죽음을 면하고 형벌은 받지 않았으나, 유사하 동쪽 언덕으로 귀양 왔노라. 배부르면 이 산속에 누워 자고, 배고프면 파도를 뒤집어 먹을 찾았노라. 나무꾼은 나를 만나면 목숨이 없고, 고기잡이 영감은 나를 보면 몸이 죽었노라. 오가며 사람을 많이 먹고, 거듭거듭 짐승을 해쳐 병을 퍼뜨렸노라. 네가 감히 내 문 앞으로 왔으니, 오늘 내 뱃속이 바라는 바가 있노라. 거칠어 먹을 만하지 않다 말하지 말라, 잡아다가 다져 젓갈을 담가 먹으리라!"
팔계가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욕하며 말했다. "이 무례한 놈아, 눈썰미라고는 조금도 없구나! 이 늙은 돼지는 아직 쥐어짜면 물거품이 나올 판인데, 네가 어찌 감히 나를 거칠다 하고 다져서 젓갈을 담그겠다 하느냐! 보아하니 너는 나를 묵은 돼지고기 덩어리로 여기는 모양이로구나. 버릇없이 굴지 말라! 네 조상의 이 쇠스랑을 받아라!" 그 요물은 쇠스랑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봉점두라 하는 재주를 부려 고개를 숙여 피했다. 둘은 물속에서 싸우며 수면으로 올라와 저마다 파도를 밟고 물결을 탔다. 이 겨룸은 지난번과 같지 않았다. 보아라, 저 모습이.
권렴대장이요 천봉 원수로다, 저마다 신통을 드러내니 사랑스럽구나. 저놈은 보배 지팡이를 머리 위로 휘두르고, 이놈은 아홉 갈래 쇠스랑을 빠르게 휘두르는구나. 물결을 넘으니 산천이 진동하고, 파도를 미니 세상이 캄캄해지는구나. 흉악하기는 태성이 깃발을 받는 듯, 사납기는 상문이 보개를 드는 듯하더라. 이놈은 붉은 마음 늠름하여 삼장법사를 보호하고, 저놈은 죄가 넘쳐 물괴가 되었구나. 쇠스랑 한 번 긁으면 아홉 줄 자국 남고, 지팡이에 맞을 때는 혼백이 흩어지는구나. 힘을 다해 맞서고 마음을 다해 겨루려 하더라.
따져 보면 오직 경을 구하는 사람 때문이니, 성난 기운이 하늘을 찔러 참지 못하는구나. 그 통에 잉어와 숭어와 붕어가 비늘을 잃고 거북과 자라가 등껍질을 다쳤구나. 붉은 새우와 자주빛 게는 목숨을 잃고, 수부의 여러 신이 위를 향해 절하더라. 물결이 뒤집히고 파도가 구르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려, 해와 달이 빛을 잃고 천지가 어두워졌구나.
두 사람은 꼬박 두 시진을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는 구리 대야가 쇠비를 만난 것이요, 옥 경쇠가 금종을 마주한 격이었다.
말하자면, 그 대성은 삼장법사를 곁에서 보호하며 좌우에 서서, 애가 타게 두 사람이 물 위에서 다투는 것만 바라보고 있었으니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었다. 그때 팔계가 쇠스랑을 헛되이 휘둘러 거짓으로 지는 체하고, 머리를 돌려 동쪽 언덕으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 요물이 뒤를 따라 쫓아와 물가에 다다랐을 때, 행자는 더 참지 못하고 스승님을 남겨 둔 채 철봉을 뽑아 강변으로 뛰어가 요정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쳤다. 그 요물은 감히 맞서지 못하고 휙 소리를 내며 또다시 강 속으로 파고들었다. 팔계가 떠들며 말했다. "이 필마온 같은 놈, 참으로 급한 원숭이로구나! 좀 더 천천히 하시지 그랬소. 내가 그놈을 꾀어 높은 곳까지 오게 한 뒤에 형님이 강변을 막아 그놈이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면, 그놈을 사로잡지 않았겠소이까! 그놈이 이렇게 들어가 버렸으니 어느 때나 다시 나오려 하겠소이까!"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 멍청아, 떠들지 말라! 떠들지 말라! 우선 스승님께 돌아가 뵙자꾸나." 팔계는 행자와 함께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 삼장법사를 뵈었다. 삼장법사가 몸을 굽히며 말했다. "제자들아, 수고가 많았구나." 팔계가 말했다. "수고는 말할 것도 없사옵니다. 요정을 항복받아 스승님을 모시고 강을 건너게 해 드리는 것만이 온전한 계책이옵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너희가 방금 요정과 싸운 형편이 어떠하더냐?" 팔계가 말했다. "그 요정의 재주는 이 늙은 돼지와 대적할 만한 상대였사옵니다. 한창 싸우는 중에 거짓으로 패하는 재주를 부리니 언덕 위까지 쫓아왔사옵니다. 그런데 사형이 몽둥이를 치켜든 것을 보고 그놈은 달아나 버렸사옵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이를 어찌하면 좋으냐?" 행자가 말했다.
"스승님, 마음을 놓으시옵소서, 조급해 근심하지 마시옵소서. 이제 날도 저물었사온즉 우선 이 벼랑 아래에 앉아 계시옵소서. 이 늙은 원숭이가 가서 공양을 좀 빌려 오겠나이다. 스승님께서 잡수시고 주무신 뒤에 내일 다시 방도를 찾으면 되옵니다." 팔계가 말했다. "옳은 말씀이옵니다. 어서 갔다 어서 오시옵소서." 행자가 급히 구름을 타고 뛰어올라 정북쪽 아래 인가로 가 바리때 하나에 소찬 공양을 받아 와 스승님께 올렸다. 스승님은 그가 몹시 빨리 돌아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오공아, 우리가 공양을 빌려 온 그 집 사람에게 강을 건널 계책을 물어보는 것이, 이 요물과 다투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 집은 몹시 멀리 있느니라! 거리가 오칠천 리나 되는 길이니라. 그 사람들이 어찌 물의 성질을 알겠느냐? 그들에게 물어 보아 무슨 이득이 있겠느니라?" 팔계가 말했다. "형님이 또 거짓말을 하시는구려. 오칠천 리 길을 어찌 그리 빨리 갔다 오셨사옵니까?" 행자가 말했다. "너는 어찌 알겠느냐, 이 늙은 원숭이의 근두운은 한 번 뛰면 십만 팔천 리를 가느니라. 이처럼 오칠천 리쯤 되는 길은 머리나 두 번 끄덕이고 허리나 한 번 굽히면 곧 왕복이니, 무슨 어려움이 있겠느냐!" 팔계가 말했다. "형님, 그리 쉽다면 스승님을 업고서 그저 머리나 끄덕이고 허리나 굽혀 뛰어넘어가면 그만이옵니다. 어찌 애써 그놈과 싸우려만 하시옵니까?" 행자가 말했다. "너는 구름을 탈 줄 모르느냐? 네가 스승님을 업고 건너가면 되지 않느냐?" 팔계가 말했다. "스승님은 뼈와 살이 범인의 태라 태산처럼 무거우옵니다. 내가 구름을 탄다 한들 어찌 그 무게를 감당하겠사옵니까? 반드시 형님의 근두운이라야 하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내 근두운도 좋기는 하나 구름을 타는 것일 뿐이니, 다만 가는 거리가 좀 더 멀 뿐이니라. 네가 업지 못한다면 내가 어찌 업고 가겠느냐? 예로부터 이르기를 태산을 보내는 것은 겨자씨처럼 가볍고, 범부를 데려가는 것은 속세에서 벗기 어렵다 하였느니라. 저 무도한 마귀와 독한 요물에게 섭법을 쓰고 바람을 일으켜 끌어당기는 재주를 쓴다면, 질질 끌며 땅 위로만 갈 뿐 공중으로 데리고 갈 수는 없느니라. 그러한 법이라면 이 늙은 원숭이도 쓸 줄 알고 부릴 줄 아느니라. 또 그 은신법이며 축지법도 이 늙은 원숭이는 낱낱이 다 아느니라.
다만 스승님께서는 이역의 나라를 두루 겪어야 하시기에 고해를 초월할 수 없어 한 걸음도 옮기기 어려운 것이니라.
나와 너는 다만 곁에서 모시는 이가 되어 스승님의 몸과 목숨을 지킬 뿐이니라. 그 괴로움을 대신할 수도 없고, 경을 가져올 수도 없느니라. 설령 능력이 있어 먼저 가 부처님을 뵌다 한들, 그 부처님께서도 기꺼이 경을 우리에게 주시지는 않으리라. 이를 일러 쉽게 얻으려 하면 도리어 하찮게 본다 하느니라." 그 멍청이는 그 말을 듣고 예예 하고 받들어 들었다.
마침내 나물 없는 소식 공양을 좀 먹고, 사부와 제자들은 유사하 동쪽 벼랑 아래에서 묵었다.
이튿날 아침, 삼장법사가 말했다. "오공아, 오늘은 어찌 처리하면 좋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별다른 방도가 있느니라? 도로 팔계가 물속으로 내려가야 하느니라." 팔계가 말했다. "형님은 깨끗하게 빠져나가려 하시며 나만 물속으로 들여보내시는구려." 행자가 말했다. "아우야, 이번에는 내가 다시 급하게 굴지 않겠느니라. 다만 네가 그놈을 위로 끌어올리게 하고, 내가 강언덕을 막아 그놈이 돌아가지 못하게 하여 기어이 그놈을 사로잡겠느니라." 훌륭한 팔계로다. 얼굴을 쓱쓱 문지르고 정신을 가다듬어 쇠스랑을 쥐고 강언덕으로 가서 물길을 헤치며 또 그 소굴 아래로 내려갔다. 그 요물은 막 잠에서 깨어났는데 물을 헤치는 소리가 들리자 급히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팔계가 쇠스랑을 들고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뛰어나와 길을 막으며 호통쳤다. "천천히 오너라! 천천히 오너라! 내 지팡이를 받아라!" 팔계가 쇠스랑을 들어 막으며 말했다.
"너는 무슨 상여 지팡이기에 네 조상에게 지팡이나 받으라 하느냐!" 그 요물이 말했다. "이놈아, 네가 참으로 모르는구나! 내 이 보배 지팡이는 본래 명성이 크니, 달 속 사라나무에서 나온 것이니라. 오강이 가지 하나를 찍어 내고, 노반이 공을 들여 만들었느니라. 속에는 금 심지 한 줄기가 박히고, 겉에는 구슬실이 만 갈래 감겨 있느니라. 이름하여 보배 지팡이라, 요정을 항복받기 잘하고 영소전을 길이 진압하느니라. 대장군 벼슬을 받은 까닭에 옥황께서 내게 지니라 하사하셨느니라. 길게도 짧게도 내 마음대로요, 가늘게도 굵게도 내 뜻에 달렸느니라. 가마를 호위하여 반도 잔치에 참석하였고, 조정을 따라 상계에 머물렀느니라. 전각을 지킬 적에 여러 성인이 찾아왔고, 발을 걷을 적에 여러 신선이 절하는 것을 보았느니라. 신령한 성질을 길러 낸 신병이니, 인간 세상의 범용한 무기가 아니니라. 천문에서 쫓겨난 뒤로는 바다 밖을 마음대로 노닐었느니라. 감히 뻔뻔하게 자랑하는 것이 아니니, 천하의 창과 칼이 겨룰 수 없느니라. 너의 그 녹슨 못 달린 쇠스랑을 보아라, 밭이나 갈고 나물이나 캐는 데나 어울리는구나!" 팔계가 웃으며 말했다. "이 매 맞아 마땅한 놈아! 무슨 나물 캐느니 하는 소리는 접어 두어라. 한 번쯤 스치기만 해도 고약 붙일 곳 없이 아홉 개 구멍에서 한꺼번에 피를 흘리게 해 주마!
설령 죽지 않는다 한들 늙어 가는 파상풍쟁이가 될 뿐이니라!" 그 요물은 자세를 풀고 물 밑에서 팔계와 함께 여전히 수면으로 싸우며 올라왔다. 이번 겨룸은 지난번보다 과연 더 달랐다. 보아라, 저 모습이.
보배 지팡이를 휘두르고 쇠스랑을 내리치니, 말이 통하지 않아 권속이 아니로구나. 목모가 도규를 극하는 바람에 양편이 부딪쳐 싸웠느니라. 승부도 되풀이함도 없이 파도를 뒤집고 물결을 휘저으며 화목하지 못하는구나. 이놈의 성난 기운을 어찌 참아 담겠느냐?
저놈의 상한 마음을 어찌 욕됨을 견디게 하겠느냐. 쇠스랑이 날아오면 지팡이로 막으며 영웅을 뽐내고, 물은 끓고 모래는 흘러 몹시 사나워지는구나. 기운이 늠름하고 부산하게 움직이니,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가는 까닭이 크도다. 쇠스랑은 흉악하고 보배 지팡이는 능숙하기 그지없구나. 이놈은 잡아당겨 언덕으로 끌어올리려 하고, 저놈은 움켜잡아 물속에 처박으려 하더라. 소리는 벼락처럼 울려 물고기와 용을 놀라게 하고, 구름은 어두워지고 하늘은 캄캄해져 귀신조차 굴복하는구나. 이 한바탕은 오락가락 서른 합을 싸워도 강약이 드러나지 않았다. 팔계가 또 거짓으로 지는 계책을 써서 쇠스랑을 끌고 달아났다. 그 요물이 또 뒤를 따라 파도를 안고 물결을 움켜쥐어 벼랑까지 이르렀다. 팔계가 욕하며 말했다. "이 무도한 요괴 같은 놈! 올라오너라! 이 높은 곳은 발이 땅에 닿아 때리기 알맞으니라!" 그 요물이 욕하며 말했다. "이놈아, 네가 나를 위로 꾀어 올려놓고는 또 그 조수를 부르려 하는구나. 네가 내려오너라, 물속에서 겨루자." 알고 보니 그 요물은 영리해져서, 다시는 물가로 올라오려 하지 않고 강언덕에서 팔계와 다투었다.
말하자면, 행자는 그놈이 물가로 올라오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속이 타고 성미가 폭발하여 당장이라도 잡아 오고 싶었다. 행자가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는 그저 앉아 계시옵소서. 제가 그놈에게 굶주린 매가 먹이를 쪼는 법을 보여 주겠나이다." 근두운을 타고 허공으로 뛰어올라 휙 내려앉아 그 요물을 움켜잡으려 하였다. 그 요물은 팔계와 떠들며 다투고 있었는데 홀연히 바람 소리가 들려 급히 고개를 돌려 보니, 행자가 구름에서 내려앉는 것이었다. 그는 지팡이를 거두고는 머리부터 물속으로 곤두박질쳐 자취를 감추고 아득히 사라졌다. 행자가 물가에 서서 팔계에게 말했다. "아우야, 이 요물도 요령이 생겨 미끄러워졌구나. 다시는 물가로 올라오려 하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으냐?" 팔계가 말했다. "어렵소! 어렵소! 어렵소! 그놈을 이기지 못하겠소! 젖먹이의 힘까지 다 쓴다 한들 겨우 손을 비길 뿐이오." 행자가 말했다. "우선 스승님께 가 뵙자꾸나."
두 사람은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 삼장법사를 뵙고 잡기 어렵다는 사정을 아뢰었다. 그 장로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말했다.
"이토록 어렵고 험하니 어찌해야 건널 수 있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스승님, 근심하지 마시옵소서. 이 요물은 깊이 물 밑에 숨었으니 참으로 다루기 어렵사옵니다. 팔계야, 너는 다만 이곳에서 스승님을 보필하고, 다시는 그놈과 싸우지 말거라. 이 늙은 원숭이가 남해에 한번 다녀오겠느니라." 팔계가 말했다. "형님, 남해에 가서 무슨 일을 하시려 하옵니까?" 행자가 말했다.
"이 경을 구하는 일은 본디 관음보살께서 맡으신 것이요, 우리를 재난에서 벗어나게 하신 것도 관음보살이시니라.
오늘 유사하에서 길이 막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 그분을 모셔 오지 않고서 어찌 처리하겠느냐? 내가 가서 그분을 청해 오는 것이, 이 요정과 싸우는 것보다 낫지 않으냐?" 팔계가 말했다. "옳소, 옳소. 사형, 가시거든 부디 저를 대신하여 한마디 전해 주시옵소서. 지난날 가르침을 많이 받았사옵니다 하고." 삼장법사가 말했다. "오공아, 보살을 청하러 가는 것이라면 조금도 망설일 것 없이 어서 갔다 오너라."
행자가 곧 근두운을 타고 남해로 올라갔다. 아아! 반 시진도 지나지 않아 보타산 경계가 바라보였다. 잠시 뒤 근두운에서 내려 자죽림 밖에 이르렀는데, 이십사로 제천이 나와 맞으며 말하는 것이 보였다. "대성께서는 어디서 오시는 길이오?" 행자가 말했다. "내 스승님께서 난을 만났사옵니다. 특별히 보살님을 뵈려 왔느니라." 제천이 말했다. "앉아 계시옵소서, 아뢰고 오겠사옵니다." 그날 당번을 맡은 제천이 곧 조음동 입구로 가서 아뢰었다. "손오공이 일이 있어 알현하러 왔나이다." 보살께서는 마침 구슬 받든 용녀와 보련지 가에서 난간에 기대어 꽃을 구경하고 계셨는데, 그 아룀을 들으시고 곧 운암을 돌아 문을 열고 불러들이라 하셨다. 대성은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귀의하여 참배하였고, 보살께서 물으셨다.
"너는 어찌하여 삼장법사를 모시지 않고, 무슨 일로 또 나를 보러 왔느냐?" 행자가 아뢰었다. "보살님, 제 스승님께서는 지난번 고노장에서 제자 하나를 더 거두었사온데 이름을 저팔계라 하옵니다. 보살님께서 또 법명을 내리시어 오능이라 하셨사옵니다. 황풍령을 지나 이제 팔백 리 유사하에 이르렀사온데, 약수 삼천이라 스승님께서는 건너시기 어렵사옵니다. 강 속에 또 요괴 하나가 있어 무예가 고강하옵니다. 오능이가 물 위에서 세 차례나 크게 싸워 주었사오나 다만 이기지 못하여 그놈에게 가로막혀 강을 건널 수 없사옵니다. 이에 특별히 보살님께 아뢰오니 굽어 살피시어 자비를 베푸시어, 스승님을 한번 건네 주시옵소서." 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이 원숭아, 또 스스로 잘난 체하며, 삼장법사를 모신다는 말을 하려 하지 않는 것이냐?" 행자가 말했다. "저희는 다만 그놈을 잡아 스승님을 모시고 강을 건너게 하려 하였사옵니다. 물속 일은 제가 정밀하게 부릴 수 없사옵고, 다만 오능이가 그 소굴을 찾아가 말을 걸었사온데, 아마도 경을 구하는 일을 말하지 않은 모양이옵니다." 보살께서 말씀하셨다.
"그 유사하의 요괴는 바로 권렴대장이 범으로 내려온 자니라. 그도 내가 권화한 선신이라, 경을 구하는 무리를 보호하라 일렀느니라. 네가 만일 동토에서 경을 구하러 가는 사람이라 말한다면, 그놈은 결코 너와 다투지 않고 단연코 귀순하리라." 행자가 말했다. "그 요물은 이제 싸움을 겁내어 물가로 올라오려 하지 않고, 다만 물속에 자취를 감추고 있사옵니다. 어찌하면 그놈을 귀순시킬 수 있사옵니까? 제 스승님께서는 어찌 약수를 건너시겠나이까?"
보살께서 곧 혜안을 불러 소매 속에서 붉은 호리병 하나를 꺼내며 분부하셨다. "너는 이 호리병을 가지고 손오공과 함께 유사하 물 위로 가서 그저 오정이라 부르면 그놈이 나올 것이니라. 먼저 그놈을 인도하여 삼장법사께 귀의하게 한 뒤, 그놈의 아홉 해골을 한곳에 꿰어 구궁을 따라 벌려 놓고 이 호리병을 가운데 놓으면 곧 법선 한 척이 되어 삼장법사를 유사하 경계를 건너게 하리라." 혜안은 그 말씀을 듣고 스승의 명을 삼가 받들어, 대성과 함께 호리병을 받들고 조음동을 나서며 법지를 받들어 자죽림에 작별을 고하였다. 이를 증명하는 시가 있으니, 시에 이르기를, 오행이 어울려 천진에 합하니, 예전의 옛 주인을 알아보는구나. 자신을 단련하여 기초를 세움이 묘한 쓰임이 되고, 사정과 바름을 분별하여 근원을 보는구나. 금이 성질로 돌아와 도로 같은 무리가 되고, 나무가 정을 구하여 함께 도로 빠져드느니라. 두 흙이 공을 온전히 이루어 적막해지고, 수화를 조화시켜 티끌 하나 남지 않느니라.
두 사람은 오래지 않아 구름을 내려 유사하 강변에 당도했다. 저팔계는 그가 목차행자임을 알아보고 스승님을 모시고 앞으로 나아가 맞이하였다. 그 목차는 삼장법사와 예를 마친 뒤 또 팔계와 만났다. 팔계가 말했다. "지난번에 존자의 지시를 입어 보살님을 뵈올 수 있었사옵니다. 이 늙은 돼지는 과연 법교를 받들어 기쁘게 사문에 절을 올렸사옵니다. 그동안 길에서 바삐 달리느라 인사를 올릴 겨를이 없었사오니, 용서하시옵소서." 행자가 말했다.
"우선 오래간만의 회포는 풀지 말고, 우리가 그놈을 불러 보러 가자꾸나." 삼장법사가 말했다. "누구를 부른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이 늙은 원숭이가 보살님을 뵙고 지난일을 낱낱이 아뢰었사옵니다. 보살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유사하의 요괴는 권렴대장이 범으로 내려온 자인데, 하늘에서 죄를 지어 이 강에 떨어져 본모습을 잊고 요괴가 되었다 하셨사옵니다. 그놈은 일찍이 보살님의 권화를 받아 스승님을 따라 서천으로 가기를 원하였사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을 구하는 일을 말하지 않았으므로 이토록 애써 다투었사옵니다. 보살님께서 이제 목차를 보내시어 이 호리병을 주시며, 이놈과 법선을 만들어 스승님을 건네 주라 하셨사옵니다." 삼장법사가 그 말을 듣고 거듭 절을 올리며 목차에게 예를 갖추어 말했다. "부디 존자께서 속히 한번 다녀와 주시옵소서." 그 목차가 호리병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반은 구름 반은 안개를 타고 곧장 유사하 물 위에 이르러, 목청을 높여 크게 외쳤다. "오정아! 오정아! 경을 구하는 사람이 여기 온 지 오래거늘, 네가 어찌 아직 귀순하지 않느냐!" 말하자면, 그 요물은 원숭이 왕을 두려워하여 물 밑으로 돌아가 소굴에서 쉬고 있었는데, 다만 제 법명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관음보살님이심을 알아차렸다. 또 경을 구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말을 듣고는, 그는 도끼와 참형도 두렵지 않아 급히 파도를 뒤집으며 머리를 내밀었고, 또 그가 목차행자임을 알아보았다. 보아라, 그가 방긋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 예를 올리며 말하는구나. "존자께서 오시는 줄 모르고 맞이하지 못했사옵니다. 보살님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시옵니까?" 목차가 말했다. "내 스승님께서는 오시지 않으셨고, 나를 먼저 보내어 일찍이 삼장법사를 따라 제자가 되라 분부하셨느니라. 네 목에 걸린 해골과 이 호리병을 구궁을 따라 한 척의 법선으로 엮어, 그분을 이 약수 건너편으로 모시라 하셨느니라." 오정이 말했다. "경을 구하는 사람은 어디 계시옵니까?" 목차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동쪽 언덕에 앉아 계신 분이 아니냐?" 오정이 팔계를 보고 말했다. "저놈은 어디서 온 무도한 물건인지, 나와 이틀이나 줄곧 싸웠사온데, 어느 때인들 경을 구한다는 말 한마디를 한 적이 있었사옵니까?" 또 행자를 보고 말했다. "이 주인장은 그놈의 조수로서 몹시 사나옵니다. 나는 가지 않겠사옵니다." 목차가 말했다. "저이는 저팔계요, 이이는 손행자이니, 모두 삼장법사의 제자요 모두 보살님의 권화를 받은 자니라. 그들을 무엇이 두렵겠느냐? 우선 나와 함께 삼장법사를 뵈러 가자꾸나." 그제야 오정은 보배 지팡이를 거두고 누런 비단 장삼을 바르게 여미고는 물가로 뛰어 올라와 삼장법사 앞에 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스승님, 제자에게는 눈은 있어도 눈동자가 없사옵니다. 스승님의 존용을 알아보지 못하고 크게 충돌하였사오니, 부디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팔계가 말했다. "이 겁쟁이 같은 놈, 어찌하여 일찍 귀의하지 않고 다만 나와 싸우려만 하였느냐! 그게 무슨 소리냐!"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아우야, 그를 탓하지 말게. 도리어 우리가 경을 구하는 일과 성명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니라." 장로가 말했다. "네가 참으로 정성스럽게 내 가르침에 귀의하겠느냐?" 오정이 말했다. "제자는 지난번에 보살님의 교화를 입어, 강을 가리켜 성을 삼으시고 법명을 지어 주시어 사오정이라 불렀사옵니다. 어찌 스승님을 따르지 않을 리가 있사옵니까!" 삼장법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하고 부르며 "오공아, 계도를 가져와 그의 머리를 깎아 주어라." 대성이 그 말대로 곧 계도를 가져다 그의 머리를 깎아 주었다.
또 와서 삼장법사에게 절을 올리고, 행자와 팔계에게 절을 하여 대소를 나누었다. 삼장법사는 그가 예를 갖추는 것이 중의 가풍과 같음을 보고 그에게 또 사화상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목차가 말했다. "이미 가르침을 받들었으니 번거로운 인사는 필요 없느니라. 어서 법선을 만들어 보자꾸나."
그 오정은 감히 게을리하지 못하고 곧 목에 걸린 해골을 내려놓아 노끈으로 구궁을 따라 엮고, 보살님의 호리병을 가운데 놓은 뒤 스승님께 내려오시기를 청했다. 그 장로가 마침내 법선에 올라 앉았는데, 과연 가벼운 배처럼 안온하였다. 왼쪽에는 팔계가 부축하고, 오른쪽에는 오정이 받쳐 들었으며, 손행자는 뒤에서 용마를 끌고 반은 구름 반은 안개를 타고 따르고, 머리 위에는 목차가 호위하였으니, 스승님은 훌쩍 떠서 유사하 경계를 안온하게 건너고 물결은 잔잔하고 바람은 평온하게 약수를 지나셨다. 참으로 나는 듯 화살 같아서 오래지 않아 몸은 저 언덕에 올라 큰 물결을 벗어났다. 또 진흙을 끌고 물을 묻히는 일도 없어 다행히 발은 마르고 손은 보송보송하였으며, 사부와 제자들이 땅을 굳게 밟았다. 그 목차는 상서로운 구름을 누르고 호리병을 거두었는데, 그 해골이 한순간에 아홉 갈래 음풍으로 흩어져 조용히 사라졌다. 삼장법사는 목차에게 절을 올려 감사하고 보살님께도 머리를 조아렸다.
바로 이러하였다.
목차는 동양해로 돌아가고, 삼장법사는 말에 올라 서쪽으로 향하였다.
결국 언제 바른 과를 얻어 경을 구할지는 알 수 없으니, 뒷일이 어찌될지는 다음 회에서 들려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