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그 세 사람이 숲을 꿰뚫고 안으로 들어서니, 저 멍청이가 나무에 묶인 채 소리를 내어 울부짖으며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있었다. 행자가 앞으로 나서며 웃으며 말했다. "참으로 훌륭한 사위로다! 이토록 때가 늦도록 아직 일어나 장인께 인사도 올리지 않고, 스승님께 가서 기쁜 소식을 아뢰지도 않은 채, 여기서 재주를 부리며 놀고 있단 말이냐! —에잇! 네 어미는 어디 있느냐? 네 아내는 어디 있느냐? 포박되어 매달리고 얻어맞는 사위로다는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로구나!" 그 멍청이는 그가 와서 면박을 주는 바람에 부끄러움을 머금고 이를 꽉 악물며 아픔을 참느라 감히 울부짖지도 못하였다. 사승이 그 꼴을 보고 참으로 차마 견디지 못해 행장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 밧줄을 풀어 구해 내었다. 멍청이는 그들 앞에서 다만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올릴 뿐이었으니, 실로 부끄러워 견디기 어려워하였다. 이를 증명하는 《서강월》이 있으니,
색욕은 몸을 해치는 칼이니 그것을 탐하면 반드시 재앙을 만난다. 열여섯 살 가인은 고운 단장이 아름다워도 야차보다 더욱 사납고 억세구나. 오직 하나의 근본만이 있을 뿐, 다시는 자그마한 이익도 주머니에 보태지 않는다. 자본을 잘 거두어 간직하고 굳게 지켜 방탕에 빠지지 말라.
행자가 물었다. "너는 그 보살들을 알아보겠느냐?" 저팔계가 말했다. "나는 이미 기절하여 정신이 아득하고 눈앞이 어지러웠는데, 누구인들 알아보겠소?" 행자가 그 간찰을 저팔계에게 건네주니, 저팔계는 그것이 게송인 줄 보고 나서 더욱 부끄러워하였다. 사승이 웃으며 말했다. "둘째 형님께 이런 좋은 복이 있소! 네 분의 보살님이 감동하시어 몸소 오셔서 혼례까지 맺어 주셨으니!" 저팔계가 말했다. "동생들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말아라. 사람 구실 못할 짓이오! 이제부터는 다시는 감히 망령되이 굴지 않겠다. 뼈가 으스러지도록 수고롭더라도 다만 어깨를 비비고 짐을 누르며 스승님을 따라 서역까지 가겠노라." 삼장법사가 말했다. "그렇게 말해야 비로소 옳으니라."
행자가 드디어 스승님을 모시고 큰길에 올랐다. 길에서 바람을 먹고 물가에서 잠을 자며 한참을 가다 보니, 문득 높은 산 하나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삼장법사가 말고삐를 당기고 채찍을 멈추며 말했다. "제자야, 앞에 산이 하나 보이니 모름지기 조심해야 하느니라. 요마가 떼를 써서 우리 일행을 해칠까 두렵구나." 행자가 말했다. "말 앞에 우리 세 사람이 있는데 무슨 요마가 무섭다 하시옵니까?" 이에 장로는 마음을 놓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저 산을 보니 참으로 좋은 산이었다.
높은 산은 우뚝 솟아 그지없고, 큰 기세는 꿋꿋이 솟구쳤구나. 뿌리는 곤륜의 산맥에 닿아 있고, 꼭대기는 하늘 한가운데를 어루만지네. 흰 학은 늘 찾아와 측백나무에 깃들고, 검은 원숭이는 때때로 칡넝쿨에 매달렸구나. 해는 갠 숲에 비쳐 겹겹이 천 가닥 붉은 안개가 감돌고, 바람은 그늘진 골짜기에서 일어 만 갈래 채색 구름이 훨훨 날아가네. 그윽한 새들은 푸른 대숲에서 어지러이 울고, 비단 닭은 들꽃 사이에서 다 함께 울어댄다. 저 천년봉과 오복봉, 부용봉이 보이니 우뚝우뚝 늠름하게 가느다란 빛을 내뿜고, 만세석과 호아석, 삼첨석은 불쑥불쑥 반짝이며 상서로운 기운을 일으킨다. 벼랑 앞에는 풀이 곱게 피어나고, 고개 위에는 매화 향기 그윽하네. 가시덤불은 빽빽이 우거지고, 지초와 난초는 맑고 담담하구나. 깊은 숲에는 매와 봉황이 천 마리 새를 모아 두고, 옛 굴에는 기린이만 마리 짐승을 다스린다. 골짜기 물은 정이 있어 구불구불 여러 번 둘러 흐르고, 봉우리는 끊이지 않고 겹겹이 쌓여 스스로 둘러 있구나. 또 저 푸른 회화나무와 무늬진 대나무, 푸른 소나무는 천 년을 두고 고운 자태를 겨루듯 서 있고, 흰 오얏꽃과 붉은 복숭아꽃, 푸른 버들은 불타오르듯 봄의 화려함을 다툰다. 용은 길게 울고 호랑이는 포효하며, 학은 춤추고 원숭이는 우네. 큰 사슴은 꽃 사이에서 나오고, 푸른 난새는 해를 마주하여 운다. 이는 신선이 사는 산이요 참된 복지이니, 봉래의 낭원도 다만 이러할 뿐이로다. 또 산머리에는 꽃이 피고 지는 경치가 어우러지고, 고개 위 봉우리에는 구름이 갔다 오는구나.
삼장법사가 말 위에서 기뻐하며 말했다. "제자야, 내가 서쪽으로 오면서 수많은 산과 물을 겪었으나 모두 험하고 깎아지른 듯한 곳들뿐이었고, 이 산처럼 좋은 경치는 일찍이 없었으니 과연 그윽한 정취가 남다르구나. 만약 뇌음사가 가까이 있다면 우리가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홀수레를 차려 세존을 뵙기 좋으련만."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아직 멀었소! 아직 멀었소! 가기는커녕 도저히 이를 수 없소!" 사승이 말했다. "형님, 우리가 뇌음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멀었사옵니까?" 행자가 말했다. "십만 팔천 리요. 열 토막 가운데 아직 한 토막도 가지 못했소."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 몇 해를 걸어야 도착하겠소?" 행자가 말했다. "이 길을 너희 두 아우더러 가라면 열흘이면 갈 수 있겠고, 내가 걷는다면 하루에도 쉰 번은 다녀오고도 해가 남거니와, 스승님이 걸으신다면 꿈도 꾸지 마시오! 꿈도 꾸지 마시오!" 삼장법사가 말했다. "오공아, 네가 보기에 언제쯤이나 가 닿을 수 있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스승님께서 어려서 늙도록 걷고 다시 늙어서 어려져 그렇게 천 번을 되풀이해도 어렵사옵니다. 다만 스승님께서 성품을 밝히고 뜻이 정성스러우시다면, 생각마다 머리를 돌리는 그 자리가 곧 영산이옵니다." 사승이 말했다. "형님, 이곳이 비록 뇌음사는 아니라 하나 이 경치를 보니 반드시 훌륭한 분이 머무시리이다." 행자가 말했다. "그 말이 옳구나. 여기에는 결코 요사한 기운이 없으니, 틀림없이 성스러운 스님이나 신선 무리가 사는 고장이로다. 우리가 천천히 구경하며 가자." 이 이야기는 접어 둔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이 산의 이름은 만수산이라 하고, 산속에는 도관이 하나 있으니 이름이 오장관이며, 그 관 안에는 신선 한 분이 계시니 도호는 진원자요, 별호는 여세동군이었다. 그 관에서 나는 기이한 보배가 하나 있었으니, 혼돈이 처음 갈라지고 홍몽이 비로소 나뉘어 천지가 아직 열리지 않았을 무렵에 이 신령한 뿌리가 이루어졌다. 천하의 사대부주를 두루 헤아려 보아도 오직 서우하주의 오장관에서만 이것이 나니, 이름을 초환단이라 하고 또 인삼과라 하였다.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삼천 년에 한 번 열매가 맺히며, 다시 삼천 년이 지나야 비로소 익으니, 짧게 잡아도 만 년이 되어야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만 년이 되어야 고작 서른 개의 열매만 맺히는데, 그 열매의 생김새는 사흘이 채 되지 않은 젖먹이와 같아서 팔다리가 모두 갖추어져 있고 오관이 두루 갖추어져 있었다. 인연이 있는 사람이 그 열매를 한 번 맡기만 해도 삼백육십 년을 살고, 하나를 먹으면 사만 칠천 년을 살았다.
이날 진원대선은 원시천존의 간찰을 받아 상청천 미라궁에 올라가 혼원도과를 강론하는 자리에 초청을 받았다. 대선 문하에서 배출한 산선들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거니와, 지금도 사십팔 명의 제자가 남아 있어 모두 도를 얻은 도사들이었다. 이날 마흔여섯 명을 거느리고 상계로 강론을 들으러 가면서, 가장 어린 두 명을 남겨 집을 지키게 하였으니 하나는 이름이 청풍이요, 하나는 명월이었다. 청풍은 겨우 천삼백이십 살이요, 명월은 이제 막 천이백 살이 되었다. 진원자가 두 동자에게 분부하며 말했다. "대천존의 간찰을 어길 수 없어 미라궁에 가서 강론을 들어야 하니, 너희 둘은 집에서 조심하라. 머지않아 옛 벗 하나가 이곳을 지나갈 터인데 그를 소홀히 대접해서는 안 되느니라. 내 인삼과를 두 개 따서 그에게 먹어 보이라. 다만 옛날의 정을 잠시 표하는 것이니라." 두 동자가 말했다. "스승님의 옛 벗이 누구시온지 저희에게 일러 주시옵소서. 잘 접대하겠나이다." 대선이 말했다. "그는 동토 대당의 조정 아래 있는 성스러운 스님이니 도호가 삼장이요, 지금 서천으로 가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경전을 구하는 중이니라." 두 동자가 웃으며 말했다. "공자께서 이르시기를 '도가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 하셨사옵니다. 저희는 태을현문이온데 어찌 저 중과 무슨 아는 사이가 되겠나이까!" 대선이 말했다. "너희가 그것을 어찌 알겠느냐. 그 중은 금선자가 전생하여 태어난 몸이요, 서방의 성스러운 노인이신 여래부처님의 두 번째 제자니라. 오백 년 전에 내가 그와 난분회에서 서로 알게 되었느니라. 그가 일찍이 친히 차를 내어 권하였고 불자들이 나를 공경하였으니, 그러므로 옛 벗이 되는 것이니라."
두 선동이 그 말을 듣고 스승의 명을 삼가 받들었다. 대선은 떠나면서 다시 간곡히 신신당부하며 말했다. "내 그 열매는 수가 정해져 있으니 그에게 두 개만 주고 더 많이 쓰게 해서는 안 되느니라." 청풍이 말했다. "동산 문을 열었을 적에 여러 사람이 함께 두 개를 먹었사옵니다. 스물여덟 개가 나무에 그대로 있사오니 감히 더 쓰지는 않겠나이다." 대선이 말했다. "삼장법사가 비록 옛 벗이로되 그 수하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지나 않을까 방비를 갖추어야 하느니라. 그가 알고 놀라지 않도록 하라." 두 동자가 명을 받들고 나서, 대선은 여러 제자를 거느리고 훨훨 날아올라 곧장 천계를 향하였다.
말하자면, 삼장법사 일행 네 사람이 산에서 두루 노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솔숲 한 떨기 사이로 누각이 몇 층인가 솟아 있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오공아, 저기가 무슨 곳인지 좀 보아라." 행자가 둘러보고 나서 말했다. "저곳은 도관이 아니면 틀림없이 사찰이옵니다. 우리가 좀 더 걸어가 그쪽에 닿아 보면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리이다." 오래지 않아 문 앞에 이르러 살펴보니 소나무 언덕은 쓸쓸하고 차분하며, 대나무 오솔길은 맑고 그윽하였다. 오가는 흰 학은 떠가는 구름을 배웅하고, 오르내리는 원숭이는 때때로 과일을 바쳤다. 문 앞에는 연못이 넓어 나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고, 돌은 갈라져 이끼 꽃이 돋아났다. 궁전은 빽빽이 늘어서 자미성처럼 높고, 누대는 아득하여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듯하였다. 참으로 복된 땅이요 신령한 구역이었으니 봉래의 구름 굴이라 할 만하였다. 맑고 텅 비니 인간의 일이 드물고, 고요하니 도심이 저절로 일어났다. 파란새는 늘 서왕모의 소식을 전하고, 자줏빛 난새는 항상 노군의 경전을 전해 주었다. 저 우뚝한 도덕의 풍모를 아무리 보아도 다 보지 못할 터이니, 과연 아득한 신선의 거처였다. 삼장법사가 안장에서 내려 말에서 내리니, 또 산문 왼편에 비석 하나가 서 있었는데 비석에 큰 글자 열 자가 새겨져 있었으니 "만수산복지, 오장관동천"이었다. 장로가 말했다. "제자야, 참으로 도관 한 채로구나." 사승이 말했다. "스승님, 이 경치가 밝고 화려하온즉 관 안에 반드시 훌륭한 분이 살고 계실 것이옵니다. 우리가 들어가 보자옵니다. 만일 수행이 이루어져 동쪽으로 돌아갈 때 이곳이 또한 한 경치가 되리이다." 행자가 말했다. "잘 말했구나." 마침내 모두 함께 안으로 들어가니, 또 두 번째 문 위에 춘련 한 쌍이 붙어 있었다.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의 집이요, 하늘과 더불어 같은 수를 누리는 도인의 집이라."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 도사가 큰소리치며 사람을 겁주는구나. 내 늙은 원숭이가 오백 년 전에 천궁을 크게 뒤집어 놓았을 적에, 태상노군의 문 앞에서도 일찍이 이런 말을 본 적이 없노라." 저팔계가 말했다. "아무튼 상관 말고 들어가세, 들어가. 혹 저 도사에게 덕행이 조금이나마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지."
두 번째 문 안에 이르러 보니, 그 안에서 두 어린 동자가 급히 급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 차림새가 어떠한지 보라.
뼈가 맑고 정신은 상쾌하니 얼굴빛이 고왔고, 정수리에는 쌍상투를 얹고 짧은 머리가 헝클어졌네. 도포는 저절로 옷깃에 안개를 두르고, 깃옷은 유달리 소매에 바람을 날렸다. 고리 띠는 단단히 용두 매듭으로 졸라맸고, 짚신은 누에고치 솜을 가볍게 감았구나. 풍채가 보통과 달라 범속한 무리가 아니니, 바로 저 청풍과 명월 두 선동이로다.
그 동자는 허리를 굽히고 몸을 낮추어 나와 맞이하며 말했다. "노스승님, 멀리 오시는데 미처 나가 맞이하지 못했나이다. 부디 앉으시옵소서." 장로가 기뻐하여 두 동자와 함께 정전에 올라가 두루 살펴보았다. 본래 남쪽을 향한 다섯 칸의 큰 전각이었으니,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두운 꽃무늬 조각 격자창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 선동이 격자창을 밀어 젖히고는 삼장법사에게 전각으로 들기를 청하니, 안쪽 벽 한가운데에 오색으로 장식한 "천지" 두 글자가 걸려 있었고, 주칠하여 조각한 향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탁자 위에는 황금 향로와 병이 한 벌 놓여 있고, 향로 곁에는 향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삼장법사가 앞으로 나아가 왼손으로 향을 집어 향로에 꽂고 세 바퀴 돌며 예배를 올렸다. 예배를 마치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선동아, 너희 오장관은 참으로 서방의 신선 세계이거늘, 어찌하여 삼청과 사제, 그리고 라천의 여러 신령을 모시지 않고 다만 '천지' 두 글자에만 향불을 올리느냐?" 동자가 웃으며 말했다. "스승님께 숨기지 않고 아뢰오리다. 이 두 글자 가운데 위의 것은 예로 보아 오히려 마땅하옵니다마는, 아래의 것은 도리어 저희의 향불을 받기에 부족하옵니다. 이는 저희 스승님께서 겸양하여 꾸며 내신 것이옵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겸양하여 꾸며 내었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 동자가 말했다. "삼청은 저희 스승님의 벗이시오, 사제는 저희 스승님의 옛 친구이옵니다. 구요는 저희 스승님의 후배요, 원진은 저희 스승님의 아랫자리 손님이옵니다."
그 말을 들은 행자는 참지 못하고 그만 웃음을 터뜨려 나동그라질 지경이었다.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 무엇이 그리 우습소?" 행자가 말했다. "늙은 원숭이만 귀신 장난을 잘한다더니, 알고 보니 이 도동이 허풍을 잘 꾸며 내는구나!" 삼장법사가 물었다. "그대 스승님은 지금 어디 계시느냐?" 동자가 말했다. "저희 스승님께서는 원시천존께서 간찰을 내리시어 상청천 미라궁에 초청을 받아 혼원도과의 강론을 들으러 가셨사옵니다. 지금 집에 계시지 않나이다."
그 말을 들은 행자는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한마디 호통쳤다. "이 건방진 도동 같으니라구!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주제에 네가 누구 앞에서 귀신 장난을 부리며 무슨 헛된 격식을 차리느냐! 저 미라궁에 누가 태을천선이기에 너희 같은 소 발굽 따위를 불러 무슨 강론을 하느냐!" 삼장법사는 그가 성을 내는 것을 보고 그 동자가 말을 받아 화가 붙어 싸움이 벌어질까 두려워 서둘러 말했다. "오공아, 우선 다투지 마라. 우리가 들어왔다가 곧 나가 버리면 정의가 없는 것처럼 보이느니라. 속담에 '왜가리는 왜가리 고기를 먹지 않는다' 하였거늘, 저희 스승님이 계시지 않은데 남의 집을 어지럽혀 무엇 하겠느냐? 너는 산문 앞에 가서 말을 풀어 놓고, 사승은 행장을 지키며, 팔계더러는 보따리를 풀게 하여라. 쌀과 양식을 좀 꺼내 그네 솥과 부뚜막을 빌려 한 끼 밥을 지어 먹고, 떠날 때가 되면 섶값으로 몇 푼이나 드리면 그만이니라. 저마다 맡은 일을 따라 하고, 나는 여기서 좀 쉬게 해 다오. 밥을 마치고 나면 곧 길을 떠나자." 그 세 사람은 과연 저마다 맡은 일을 따라 흩어졌다.
그 명월과 청풍은 속으로 아무리 칭찬해도 다하지 못하며 저희끼리 말했다. "참으로 훌륭한 중이로다! 과연 서방의 성스러운 이가 인간 세상에 내려온 듯하니 참된 원기가 흐려지지 않았구나. 스승님께서 우리에게 당승을 후히 접대하고 인삼과를 따다가 그에게 먹이라 하시며 옛 정을 표하게 하셨고, 또 그 수하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방비하라 이르셨느니라. 과연 저 세 사람의 몰골은 사납고 완고하며 성질은 거칠었으니, 다행히 곧 그들을 따로 떼어 놓았다. 만일 곁에 붙어 있었다면 인삼과와 상면이나 하였으랴." 청풍이 말했다. "동생아, 저 중이 과연 스승님의 옛 벗인지 아직 알 길이 없으니, 물어나 보자. 잘못되어서는 안 되느니라." 두 동자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여쭙나이다. 스승님께서는 대당에서 서천으로 경전을 구하러 가시는 당삼장이시오니까?" 장로가 답례하며 말했다. "빈승이 바로 그 사람이오. 선동은 어찌하여 내 보잘것없는 이름을 아느냐?" 동자가 말했다. "저희 스승님께서 떠나시며 제자더러 멀리까지 나가 마중하라 분부하셨사옵니다. 그런데 수레 행차가 갑작스러워 영접하지 못했나이다. 스승님께서는 앉으시옵소서. 제자가 차를 달여 올리겠나이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감당할 수 없는 대접이오." 명월이 급히 자기 방으로 돌아가 향기로운 차 한 잔을 떠다 장로에게 올렸다. 차를 다 마시고 나자 청풍이 말했다. "동생아, 스승님의 명을 어겨서는 안 되니, 너와 내가 가서 열매를 따 오자."
두 동자가 삼장법사에게 작별을 고하고 함께 방으로 들어가, 하나는 금격자를 들고 하나는 단판을 들었으며, 또 비단 수건을 하나 더 가져다 쟁반 밑에 받치고는 곧장 인삼과 동산 안으로 갔다. 청풍이 나무 위로 기어올라가 금격자로 열매를 두드리고, 명월은 나무 아래에서 단판을 받쳐 들고 기다렸다. 잠시 뒤 열매 두 개가 두드려져 쟁반에 떨어져 담기니, 곧장 앞 전각으로 가져가 받들어 올리며 말했다. "당나라 스승님, 저희 오장관은 땅이 궁벽하고 산이 거칠어 바칠 만한 물건이 없사옵니다. 변변찮은 토산물로 소과 두 개를 올리오니, 잠시 갈증이나 푸시는 데 쓰시옵소서." 그 장로는 그것을 보고 부들부들 떨며 석 자나 물러서서 말했다. "착하고도 착하도다! 올해가 풍년이요 오곡이 익었다마는, 어찌 이 도관에서 흉년이 들어 사람을 잡아먹는단 말이오? 이것은 사흘이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거늘, 어찌 그것으로 내 갈증을 풀라 하오?" 청풍이 속으로 말했다. "저 중은 말썽의 판과 시비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뒹굴어 눈에는 살점이 붙고 마음은 범속해졌으니, 우리 신선 집안의 기이한 보배를 알아보지 못하는구나." 명월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스승님, 이 물건은 인삼과라 하오니 하나 드셔도 아무 탈이 없사옵니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허튼소리! 허튼소리! 저 어린아이의 부모가 잉태하여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겠기에 이제 겨우 낳아 사흘도 되지 않은 것을, 어찌 가져다 과일로 삼단 말이오?" 청풍이 말했다. "참으로 나무에 열린 것이옵니다." 장로가 말했다. "망령된 소리! 망령된 소리! 나무에서 또 어떻게 사람이 열려 나온단 말이오? 물러 가거라, 차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로다!" 그 두 동자는 갖은 사양을 하며 끝내 먹지 않으니, 하는 수 없이 쟁반을 들고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 열매는 또한 기이하여 오래 두지 못하는 터라, 오래 두면 곧 굳어 버려 먹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방에 이르러 한 사람이 하나씩 평상 가에 앉아 그저 실컷 먹어 대기 시작하였다.
아! 참으로 이런 일이 있었구나! 저 도사들이 쓰는 방과 저 부엌은 바짝 붙어 이웃해 있어서, 이쪽에서 조용히 나누는 말이 저쪽에 곧바로 들렸다. 저팔계가 마침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다가, 앞서 금격자를 가져오고 단판을 든다는 말을 듣고는 벌써 마음을 두고 있었는데, 또 당승이 그것이 인삼과인 줄 알아보지 못하여 방으로 가져가 저희끼리 먹는다는 말을 듣자 입에 군침이 도는 것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하나를 얻어 새 맛이나 좀 보랴!" 그러나 제 몸이 무겁고 둔하여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으니, 다만 행자가 오기를 기다려 그와 의논할 작정이었다. 그는 아궁이 앞에서 불을 때려는 마음도 없이, 때때로 머리를 내밀고 기웃거리며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오래지 않아 행자가 말을 끌고 와서는 회화나무에 매어 두고 곧장 뒤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 멍청이가 손을 마구 흔들며 외쳤다. "이리 오시오! 이리 오란 말이오!" 행자가 몸을 돌려 부엌 문 앞에 이르러 말했다. "멍청아, 네가 무얼 그리 떠드느냐? 밥이 모자란 모양이구나. 우선 늙은 중이 배부르게 먹게 두고, 우리가 앞의 큰 인가에 가서 다시 동냥해 먹기로 하자."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 들어오시오. 밥이 적어서가 아니오. 이 도관에 보배가 하나 있는데 형님은 아시오?" 행자가 말했다. "무슨 보배냐?" 저팔계가 웃으며 말했다. "말해 준대도 형님은 본 적이 없을 것이오. 갖다 준대도 형님은 알아보지 못할 것이오." 행자가 말했다. "이 멍청이가 늙은 원숭이를 놀리는구나. 늙은 원숭이는 오백 년 전에 신선의 도를 찾는답시고 바다 끝 하늘 가를 두루 떠돌았느니라. 그런데 무엇인들 보지 못한 것이 있단 말이냐?"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 인삼과를 본 적이 있으시오?" 행자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것은 참으로 본 적이 없구나. 다만 늘 사람들에게서 인삼과가 바로 초환단이라서 사람이 먹으면 몹시 수명을 늘린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어디에 있다는 말이냐?" 저팔계가 말했다. "여기 있소. 저 동자들이 두 개를 가져다 스승님께 드렸건만 그 늙은 중이 알아보지 못하고 사흘이 안 된 아이라고 하여 감히 먹지 않았소. 저 동자들이 몹시 버릇없어, 스승님이 안 드신다면 우리더러 주는 게 옳거늘 도리어 우리를 속이고 조금 전 이 옆방에서 한 사람이 하나씩 우적우적 씹어 먹어 버렸으니 속이 타서 입에 물이 괴는구려. —어떻게 하면 하나를 얻어 새 맛이나 보겠소? 생각하건대 형님은 좀 민첩하시니 그 동산에 가서 몇 개 훔쳐다 맛이나 보면 어떠시오?" 행자가 말했다. "그까짓 것쯤이야 쉽지. 늙은 원숭이가 가면 손을 대는 대로 잡아 오겠노라." 급히 몸을 빼어 앞으로 곧장 걸어가려 하자 저팔계가 와락 붙들며 말했다. "형님, 내가 들으니 저들이 이 방에서 무슨 금격자를 가져다 친다고 하더이다. 모름지기 일을 단단히 마무리하고 바람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하시오." 행자가 말했다. "내 알고 있노라, 내 알고 있노라."
그 대성이 은신법 하나를 부려 몸을 감추고 도사들의 방으로 슬쩍 들어가 살펴보니, 그 두 도동은 열매를 먹고 나서 전각에 올라가 당승과 이야기하느라 방에 없었다. 행자가 사방을 둘러보며 무슨 금격자가 있는지 찾았는데, 다만 창살에 붉은 쇠붙이 하나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길이가 두 자쯤 되고 굵기가 손가락만 하였으며, 아래쪽은 마늘 대가리처럼 뭉툭한 끝이 달렸고 위쪽에는 구멍이 있어 그 속에 푸른 털 끈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그가 속으로 말했다. "필시 바로 이 물건이 금격자라 하는 것이로구나." 그는 그것을 내려 도방에서 나와 곧장 뒤쪽으로 들어가 두 짝의 문을 밀어 젖히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아니! 저것은 뜰이로구나! 그 모습 실로 이러하였다.
붉은 난간과 보배로운 계단이요, 굽이굽이 쌓은 돌이 산을 이루었네. 기이한 꽃은 고운 햇살과 고움을 다투고, 비취빛 대나무는 푸른 하늘과 푸름을 겨룬다.
유배정 밖으로 한 굽이 푸른 버들은 연기를 끌어다 놓은 듯하고, 달을 구경하는 대 앞에는 몇 떨기 높은 소나무가 쪽물을 끼얹은 듯하네. 붉고 화려한 것은 비단 둥지 같은 석류요, 푸르고 싱그러운 것은 수놓은 방석 같은 풀이로다. 파랗고 보송보송한 것은 벽사란, 아스라이 흔들리는 것은 시냇물에 임하였네.
붉은 계수나무는 금빛 우물과 오동나무에 비치고, 비단결 같은 회화나무는 붉은 난간과 옥 섬돌 곁에 섰네. 붉기도 하고 희기도 한 겹꽃 복숭아가 있고, 향기롭고도 누런 아홉 가을 국화가 있구나. 해당화 시렁은 모란정에 비치고, 무궁화 대는 작약 밭과 서로 이어졌네. 서리를 업신여기는 군자죽과 눈을 능멸하는 대부송을 아무리 보아도 다 볼 수 없구나. 또 저 학의 마을과 사슴의 집이 있으며, 모난 못과 둥근 연못이 있는데 샘물은 옥 부스러기를 흘리고 땅에는 꽃받침마다 금을 쌓았네. 북풍이 스치면 매화꽃 희게 터지고, 봄이 오면 해당화가 붉은 점을 찍는구나. 참으로 이른바 인간 세상의 제일가는 신선 경치요, 서방의 으뜸인 꽃동산이로다.
행자가 아무리 보아도 다 보지 못하고 있는데, 또 문 하나가 보여 밀어 젖히고 바라보니 저것은 채소밭이었다.
사계절 채소를 두루 심었으니, 시금치와 미나리와 청경채와 생강과 이끼라.
죽순과 참마와 오이와 박과 줄풀 순이요, 파와 마늘과 고수와 부추와 염교라. 상추와 쑥갓과 쓴나물과 표주박과 가지도 모름지기 심어 두었네.
순무와 무는 양 머리처럼 흙에 묻었고, 붉은 비름과 푸른 배추와 자줏빛 갓이라.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저 도사 또한 제 손으로 심어 제가 먹는 도사로구나." 채소밭을 지나니 또 문 하나가 보여 밀어 젖히고 바라보았다. —아니! 한가운데에 큰 나무 한 그루가 보였는데, 참으로 푸른 가지에는 향기가 그득하고 짙푸른 잎이 울창하였으며, 그 잎은 파초처럼 생겼고 곧장 위로 천 자나 솟아 있었으며 뿌리 밑동의 둘레가 일곱 여덟 장이나 되었다. 행자가 나무에 기대어 위를 쳐다보니 남쪽을 향한 가지에 인삼과 하나가 드러나 보였는데 참으로 젖먹이 같았다. 알고 보니 엉덩이 끝에 꼭지가 있어 그 꼭지로 가지 끝에 매달린 채 팔다리를 함부로 움직이고 머리를 끄덕이며 흔들었으니, 바람이 스치는 곳마다 소리가 나는 듯하였다. 행자가 기뻐하며 속으로 칭찬하여 말했다. "좋은 물건이로구나!
과연 보기 드물어라! 과연 보기 드물어라!" 그는 나무에 기대었다가 휙 소리를 내며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 원숭이는 본래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훔치는 일에 제일가는 솜씨를 지녔거늘, 그가 금격자로 한 번 두드리자 그 열매가 퍽 하고 떨어졌다. 그는 따라 뛰어내려 찾았으나 조용히 사라져 보이지 않았고, 사방의 풀숲을 뒤져 찾아보아도 종내 흔적이 없었다. 행자가 말했다. "이상하구나! 이상해! 생각건대 발이 달린 놈이라 걸어 다니는 모양인데, 걸어간들 담장을 넘어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였을 터이다. 내 알았다. 틀림없이 정원의 토지신이 늙은 원숭이가 열매 훔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거두어 간 것이로구나." 그는 곧 손가락으로 결을 쥐고 "옴" 자 주문을 외워 정원의 토지신을 불러내니, 토지신이 앞에 나타나 행자에게 절을 올리며 말했다. "대성께서 소신을 부르셨사오니 무슨 분부이시옵니까?" 행자가 말했다. "너는 늙은 원숭이가 천하에 이름난 도둑 두목인 줄 모르느냐. 내가 예전에 반도를 훔치고 어주를 훔쳐 마시며 영단을 훔쳤어도 일찍이 감히 나와 나누어 쓰자고 나서는 자가 없었거늘, 어찌하여 오늘은 열매 하나를 훔치는데 네가 내 몫을 가로채어 갔단 말이냐! 이 열매는 나무에 열린 것이니 하늘을 지나가는 새라도 몫이 있어야 하거늘, 늙은 원숭이가 하나 먹는들 무슨 큰 해가 되겠느냐? 어찌하여 막 떨어뜨리자마자 네가 걷어 갔단 말이냐?"
토지신이 말했다. "대성께서는 소신을 잘못 꾸짖으시나이다. 이 보배는 본래 지선의 물건이옵니다. 소신은 귀선일 뿐이온데 어찌 감히 가져가겠나이까. 맡아 보는 것조차 복이 없어 하지 못하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네가 가져가지 않았다면 어찌하여 떨어뜨리자마자 보이지 않느냐?" 토지신이 말했다. "대성께서는 이 보배가 수명을 늘린다는 것만 아시고 그 내력을 아시지 못하시나이다." 행자가 말했다. "무슨 내력이 있다는 말이냐?" 토지신이 말했다. "이 보배는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삼천 년에 한 번 열매가 맺히며, 다시 삼천 년이 지나야 비로소 익사옵니다. 짧게 잡아도 만 년에 서른 개밖에 열리지 않사옵니다. 인연 있는 이가 한 번 맡으면 삼백육십 년을 살고 하나를 먹으면 사만 칠천 년을 사옵니다. 그러나 이는 다만 오행과 서로 꺼리는 바가 있사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어찌하여 오행과 꺼린다는 것이냐?" 토지신이 말했다. "이 열매는 쇠를 만나면 떨어지고, 나무를 만나면 말라 죽으며, 물을 만나면 녹아 버리고, 불을 만나면 타 버리고, 흙을 만나면 속으로 들어가나이다. 칠 때는 모름지기 쇠붙이를 써야 떨어져 내리옵니다. 떨어뜨린 뒤에는 쟁반에 비단 수건을 깔아 받쳐야만 하옵니다. 조금이라도 나무 그릇에 닿으면 말라 버려 먹은들 수명을 늘리지 못하옵니다. 먹을 때는 모름지기 사기그릇에 맑은 물로 녹여서 먹어야 하옵니다. 불을 만나면 곧 타 버려 쓸모가 없사옵니다. 흙을 만나면 들어간다는 것은, 대성께서 조금 전 땅 위로 떨어뜨리시자 그것이 곧 흙 속으로 파고들어 간 것이옵니다. 이 흙은 사만 칠천 년이 되었으니 강철 송곳으로 뚫어도 조금도 뚫리지 않사옵니다. 무쇠보다도 서너 푼이나 더 단단하옵니다. 사람이 만약 먹으면 그 때문에 장생하옵니다. 대성께서 믿지 못하시거든 이 땅을 한번 내리쳐 보시옵소서." 행자가 곧 여의금고봉을 빼어 한번 찍어 내리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몽둥이가 튕겨 올라왔으나 흙 위에는 아무 흔적도 없었다. 행자가 말했다. "과연! 과연! 내 이 몽둥이는 돌을 때리면 가루로 부서뜨리고 무쇠에 부딪쳐도 자국을 남기거늘, 어찌하여 이번 한 번에는 조금도 상처를 내지 못하느냐? 그런 말이라면 내가 너를 잘못 꾸짖었구나. 너는 돌아가거라." 그 토지신은 곧 자기 사당으로 돌아갔다.
대성에게는 꾀가 있었다. 나무에 올라가 한 손으로는 격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비단 장삼의 옷자락을 걷어 올려 주머니처럼 만들어 받아 두었다가, 가지를 타고 잎을 헤치며 열매 세 개를 쳐서 옷자락 속에 담고는 나무에서 내려와 곧장 앞으로 나아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저팔계가 웃으며 물었다. "형님, 있소?" 행자가 말했다. "이것이 아니고 무엇이냐! 늙은 원숭이에게는 손을 대면 곧 잡히느니라. 이 열매는 사승을 빼놓지도 말고 그를 한번 불러라." 저팔계가 곧 손짓하여 불렀다. "오정아, 이리 오너라."
사승이 행장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뛰어 들어오며 말했다. "형님, 저를 부르시니 무슨 일이시옵니까?" 행자가 옷자락 주머니를 펼쳐 보이며 말했다. "동생아, 이것이 무슨 물건인지 좀 보아라." 사승이 그것을 보고 말했다. "인삼과이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참 잘도 아는구나! 너는 어디에서 그것을 먹어 본 적이 있느냐?" 사승이 말했다.
"소제는 비록 먹어 본 적은 없사오나, 예전에 권렴대장으로 있을 때 난여를 모시고 반도연회에 참석하였사옵니다. 그때 해외의 여러 신선이 이 열매를 서왕모께 장수를 축원하며 올리는 것을 본 일이 있사옵니다. 보기는 보았어도 일찍이 먹어 보지는 못하였사옵니다. 형님, 저에게도 조금 맛을 보게 해 주시겠나이까?" 행자가 말했다. "말할 것도 없이 형제끼니 한 사람에 하나씩이니라." 그 세 사람은 열매 세 개를 저마다 나누어 먹었다. 저팔계는 밥통이 크고 입도 커서, 하나는 동자들이 먹는 소리를 듣고부터 벌써 군침이 꿈틀거렸거늘 막상 열매를 보자 집어 들고는 입을 크게 벌려 꿀꺽 삼켜 버리고 나서 도리어 눈을 희번덕이며 행자와 사승에게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너희 둘이 먹은 것이 무엇이냐?" 사승이 말했다. "인삼과이오." 저팔계가 말했다. "무슨 맛이냐?" 행자가 말했다. "오정아, 상대하지 마라! 네가 도리어 먼저 먹어 놓고 누구에게 묻는단 말이냐?"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 먹기가 좀 바빴더니 형님들처럼 오물오물 씹어 무슨 맛인지 음미하지 못하였소. 씨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그냥 삼켜 버렸단 말이오. 형님, 사람을 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주시오. 이미 이 군침을 돋워 놓았으니 다시 하나를 구해 오면 늙은 돼지가 곱씹어 먹겠소." 행자가 말했다. "동생아, 너는 참으로 분수를 모르는구나. 이 물건은 저 쌀밥이나 밀가루 음식과는 달라서 닥치는 대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이처럼 만 년에 서른 개밖에 열리지 않거늘 우리가 이것 하나를 먹은 것도 인연이 지극히 깊은 것이니 예사가 아니니라. 그만두자, 그만! 넉넉하다!"
그는 몸을 일으켜 그 금격자를 창구멍으로 몰래 도사들의 방 안에 던져 넣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멍청이는 줄곧 중얼중얼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그 두 도동이 다시 차를 가져다 올리려고 방으로 들어오다가 저팔계가 아직도 "인삼과를 먹어도 시원치 않으니 하나만 더 얻어먹어야 속이 풀리겠다"고 떠드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청풍이 듣고 마음에 의심을 품으며 말했다. "명월아, 저 긴 주둥이 중이 '인삼과를 하나만 더 먹어야겠다'고 하는 말을 들으셨느냐? 스승님께서 떠나시며 당부하시기를 그 수하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지 않게 방비하라 하셨는데, 혹 저들이 우리 보배를 훔쳐 먹은 것은 아닐까?" 명월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형님, 큰일이오! 큰일이오! 금격자가 어찌하여 땅에 떨어져 있단 말이오! 우리 동산에 가서 한번 보세!" 그 둘은 급히 급히 달려가 보니 과연 정원 문이 열려 있었다. 청풍이 말했다. "이 문은 내가 닫아 둔 것인데 어찌하여 열렸단 말이냐?" 또 급히 정원을 돌아 나가니 채소밭 문도 열려 있었다. 서둘러 인삼과 동산으로 들어가 나무에 기대어 위를 올려다보며 수를 헤아려 보았더니, 이리 뒤져 저리 뒤져 세어 보아도 겨우 스물두 개뿐이었다. 명월이 말했다. "너는 셈을 할 줄 아느냐?" 청풍이 말했다. "내가 하겠노라. 네가 말해 보아라." 명월이 말했다. "본래 열매는 서른 개였소. 스승님께서 동산을 여셨을 때 두 개를 나누어 먹어 스물여덟 개가 남았고, 조금 전 당승에게 먹으라 두 개를 땄으니 스물여섯 개가 되어야 하거늘, 지금은 겨우 스물두 개뿐이니 네 개가 모자라지 않소? 말할 것도 없이 틀림없이 저 무리 악당이 훔쳐 간 것이오. 우리 당승에게 가서 욕이나 하세."
둘은 동산 문을 나와 곧장 전각으로 올라와 당승을 가리키며 앞이니 뒤니 하면서 온갖 더러운 말과 험한 욕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퍼부었고, 도둑이니 쥐새끼니, 냄새나고 누추니 하며 속이 상한 대로 마구 떠들어 댔다. 당승이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어 말했다. "선동들아, 너희가 떠드는 것이 무어냐? 좀 가라앉아라. 할 말이 있거든 천천히 말해도 좋거늘, 어찌하여 되지도 않는 말을 함부로 하느냐?" 청풍이 말했다. "당신 귀가 먹었소?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겠단 말이오? 당신이 인삼과를 훔쳐 먹었거늘 어찌 내 말을 하지 못하게 하오?" 당승이 말했다. "인삼과가 생긴 것이 어떠하단 말이냐?" 명월이 말했다. "조금 전 가져다 당신에게 먹으라 하였을 때 젖먹이 같다고 하지 않았소?" 당승이 말했다. "아미타불! 그 물건을 한번 보자마자 나는 간담이 서늘하였거늘, 도리어 감히 훔쳐 먹었겠소! 군침이 도는 병이 들었다 한들 감히 도둑질을 하지는 않소. 남을 잘못 의심하지 마오." 청풍이 말했다. "당신이 먹지 않았다 한들 당신 수하 사람들이 훔쳐 먹었을 것이오." 삼장법사가 말했다. "그 말 또한 일리가 있구나. 우선 떠들지 말고 내가 저들을 물어 보리다. 과연 훔쳐 먹었다면 그대들에게 물어 내게 하리다." 명월이 말했다. "물어 내라고! 돈이 있다 한들 어디 가서 사 온단 말이오!" 삼장법사가 말했다. "돈이 있어도 살 곳이 없다 하나, 속담에 '인의는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하였거늘, 그대들에게 절이라도 하여 사과하게 하면 그만이니라. —아직 저들인지 아닌지도 모르지 않소." 명월이 말했다. "어찌 저들이 아니겠소? 저들이 저기서 나누어 가진 것이 고르지 못하다고 아직도 떠들고 있소." 삼장법사가 소리쳐 불렀다. "제자들아, 다들 이리 오너라." 사승이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큰일이오! 일이 드러났소! 스승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어린 도동들이 마구 욕을 하고 있으니, 지난일의 소문이 새어 나간 것이지 그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행자가 말했다. "사람 잡아먹을 부끄러움이로다! 이까짓 것 먹고 마시는 일이려니, 말을 꺼내면 우리가 군것질을 한 것이 드러나니 다만 시인하지 말라." 저팔계가 말했다. "옳소, 옳소. 속여 넘기세." 그 세 사람은 할 수 없이 부엌에서 나와 전각으로 올라갔다.
아! 결국 그들에게 어떻게 잡아뗄지는 모르겠거니와, 뒷일이 어찌될지는 다음 회에서 들려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