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그 형제 세 사람이 전각 위로 올라가 스승님께 아뢰었다. “밥이 거의 다 익었다 하기에 저희를 부르신 까닭이 무엇이옵니까?” 삼장법사가 말했다. “제자야, 밥을 묻는 것이 아니니라. 이 도관에는 인삼과라는 것이 있어 아이와 같은 생김새를 한 것인데, 너희 가운데 어느 놈이 그것을 훔쳐 먹었느냐?” 저팔계가 말했다. “저는 솔직한 사람이라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사옵니다.” 청풍이 말했다. “웃는 저놈이 바로 그놈이올시다! 웃는 저놈이 바로 그놈이올시다!”
행자가 호통을 치며 말했다. “내가 원래 타고난 것이 이런 웃는 얼굴이거늘, 너희가 무슨 과일을 잃어버렸다고 하여 내가 웃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으려 드느냐?” 삼장법사가 말했다. “제자야, 성을 거두어라. 우리는 출가한 몸이니 거짓말을 하지 말고, 양심을 속이는 음식도 입에 대지 말지니라. 참으로 그의 것을 먹었다면 그에게 예를 갖추어 사과하면 그만이거늘, 무엇 때문에 이다지도 발뺌하려 드느냐?” 행자는 스승님의 말씀에 이치가 있음을 알고서 마침내 사실대로 털어놓으며 말했다. “스승님,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옵니다. 저팔계가 옆방에서 그 두 도동이 무슨 인삼과를 먹는 이야기를 엿들었나이다. 그놈이 자기도 한 개쯤 새로 맛을 보고 싶다 하여, 저더러 가서 세 개를 따 오라 하였사옵니다. 그래서 우리 형제가 한 사람씩 하나씩 나누어 먹었나이다. 이제 먹을 것은 이미 먹었으니 장차 어찌하고자 하시옵니까?” 명월이 말했다. “우리 과일 네 개를 훔쳐 놓고도 저 중이 도둑이 아니라고 우기다니!” 저팔계가 말했다. “아미타불! 네 개를 훔쳤다면서 어찌하여 세 개만 내어놓고 나누었단 말이냐? 미리부터 한 개를 슬쩍 빼돌릴 궁리를 하였구나!” 그 멍청이는 도리어 큰 소리로 떠들어 대었다. 두 선동이 캐물어 사실임을 알아내자 더욱 거세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 바람에 대성은 강철 같은 어금니를 뼈그럭거리며 물고 불꽃 같은 눈을 부릅뜨고는, 여의봉을 쥐었다 놓았다 하며 또 참고 또 참다가 말했다. “이 도동 녀석들이 이토록 가증스럽구나. 면전에서 사람을 때리는 정도라면 그만이거니와, 이런 모욕을 당했으니 내 그놈들에게 아주 뒤끝 없는 계책을 하나 선물하여, 모두 함께 입에도 대지 못하게 만들어 주리라!” 과연 좋은 행자로다, 뒷머리의 털 하나를 뽑아 입으로 선기운을 불어넣고 “변하여라!” 외치니, 가짜 행자로 변하여 삼장법사를 따라붙어 오능, 오정과 함께 도동들의 욕설을 견디며 참아 내게 하였다. 그의 진신은 영혼을 빠져나가 구름을 타고 훌쩍 뛰어올라 곧장 인삼과 동산으로 가서, 여의봉을 빼어 들고 나무를 향해 펑펑 한 방 내리치고는, 산을 밀고 고개를 옮기는 신력으로 나무를 밀어 넘어뜨렸다. 가련하게도 잎은 떨어지고 가지는 갈라지며 뿌리는 흙 밖으로 솟구쳤으니, 도인의 초환단이 끊어져 버렸다! 대성이 나무를 넘어뜨리고서 가지 위에서 과일을 찾아보았으나, 어디 반 개나 있겠는가? 본래 이 보물은 쇠붙이를 만나면 떨어지는 법인데, 그의 봉 끝이 금으로 감싼 물건이요, 철 또한 다섯 가지 쇠붙이에 속하는 것이라 두드리면 진동하여 떨어졌고, 떨어진 뒤에는 흙을 만나 스며들어 버리니, 위에는 과일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좋다! 좋다! 좋다! 모두 흩어져 불이나 꺼져라!” 그는 쇠몽둥이를 거두고 곧장 앞으로 나아가 털을 한 번 털어 자기 몸에 거두어들였다. 그 사람들은 모두 육안의 범인이라 알아보지 못하였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그 선동들이 한참이나 욕을 퍼붓고 나자 청풍이 말했다. “명월아, 이 중들은 참으로 참을성이 많구나. 우리가 닭을 꾸짖듯이 이 한참 동안 욕설을 퍼부었건만 통 대답 한마디가 없으니, 필시 그들이 훔쳐 먹지 않았을 것이로다. 혹 나무가 높고 잎이 무성하여 헤아림이 분명하지 않았을 터이니, 그들을 헛되이 욕하지 말자. 너와 내가 다시 가서 조사해 보자꾸나.” 명월이 말했다. “그 말이 옳소.” 그 둘은 과연 또 동산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다만 나무는 넘어져 있고 가지는 갈라져 있으며, 과일은커녕 떨어진 잎조차 보이지 않았다. 놀란 청풍은 다리에 힘이 풀려 나동그라졌고, 명월은 허리가 녹아내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두 사람은 혼이 날아가고 넋이 흩어졌다. 이를 증명하는 시가 있으니,
삼장법사가 서쪽으로 만수산에 이르렀건만,
오공이 초환단을 끊어 버렸구나.
가지는 갈라지고 잎은 떨어져 신선의 뿌리가 드러났으니,
명월과 청풍은 간담이 서늘하구나.
그 둘은 땅바닥에 쓰러져 넋이 나간 듯 말을 뒤섞으며 다만 외쳐 댔다.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우리 오장관의 단두를 망쳐 놓고 우리 신선 가문의 혈통을 끊어 놓았으니, 스승님이 돌아오시면 우리 둘이 무슨 낯으로 여쭙겠느냐?” 명월이 말했다. “사형님, 떠들지 마소서. 우리 우선 의관을 바로 하고 이 중들을 놀라게 하지 맙시다. 이런 짓을 한 자는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틀림없이 저 털북숭이 얼굴에 뢰공 같은 부리를 한 그놈이올시다. 그놈이 영혼을 빠져나가게 하는 술법을 부려 우리 보물을 망쳐 놓았단 말이옵니다. 만일 그놈과 따져 묻는다면 그놈은 필시 발뺌할 것이요, 다투다 보면 곧 손을 맞잡고 치고받게 될 것이옵니다. 사형님, 우리 둘이 어찌 그 넷을 당해 내겠나이까? 차라리 그들을 한번 속여 보는 것이 나으리이다. 과일이 줄지 않았고 우리가 잘못 세었다고만 말하고, 도리어 그들에게 잘못을 빌어 버립시다. 그들의 밥은 이미 익었으니, 그들이 밥 먹을 때에 반찬을 조금 더 보태 주시옵소서. 그들이 한 사람씩 공기를 들고 있으면 사형님은 문 왼쪽에, 저는 문 오른쪽에 서 있다가, 쾅 하고 문을 닫아 버리고 자물쇠로 채워 이 여러 겹의 문을 모두 잠가 두고 놓아 보내지 맙시다. 스승님이 돌아오시거든 그분 뜻대로 처분하시게 하시옵소서. 그 중이 또한 스승님의 옛 벗이니, 스승님이 용서하셔도 그것은 스승님의 인정이요, 용서하지 않으셔도 우리는 도둑을 붙잡아 둔 셈이 되니, 대체로 우리 죄는 면할 수 있을 것이올시다.” 청풍이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옳소! 옳소!”
그 둘은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고 억지로 기쁜 빛을 얼굴에 띠어 갖추어, 뒷동산에서 곧장 전각 위로 올라와 당승에게 허리를 굽히고 몸을 조아리며 말했다. “스승님, 아까 저희 말이 거칠고 속되어 몹시 무례하였사오니, 괴이쩍게 여기지 마소서, 괴이쩍게 여기지 마소서.” 삼장법사가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청풍이 말했다. “과일은 줄지 않았사옵니다. 다만 나무가 높고 잎이 무성하여 분명히 보지 못하였을 뿐이옵니다. 방금 다시 가서 세어 보니 처음 그 수효 그대로이옵니다.” 그러자 저팔계가 남의 말꼬리를 잡아 비틀며 큰소리로 말했다. “이 도동 녀석, 나이 어려 분별도 없으면서 함부로 욕설을 퍼붓고, 입을 놀려 남을 저주하며, 우리를 헛되이 도둑으로 몰았단 말이냐! 사람 구실도 못할 놈 같으니라!” 행자는 마음속으로는 훤히 알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아무 말도 않았다. 다만 속으로 가만히 이렇게 생각했다. “거짓말이로다! 거짓말이로다! 과일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거늘 어찌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필시 죽은 이를 살려 되돌리는 법이 있는 모양이구나.” 삼장법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밥을 퍼 오너라. 우리가 먹고 나서 길을 떠나자꾸나.”
그러자 저팔계가 밥을 퍼러 가고 사승이 탁자와 의자를 바로 놓았다. 두 동자는 부리나케 반찬을 가져왔으니, 장에 절인 오이, 장에 절인 가지, 술지게미에 버무린 무, 초에 담근 강낭콩, 소금에 절인 토란, 데쳐 낸 갓 따위를 일곱 접시 여덟 접쯤 차려 사부와 제자들에게 밥을 먹게 하였다. 또 좋은 차 한 주전자와 찻잔 두 개를 가져다 좌우에서 시중을 들었다. 그 사부와 제자 네 사람이 막 공기를 들려는 순간, 이 동자들이 한쪽에 한 명씩 서 있다가 쾅 하고 문을 닫아 버리고는 두 개의 쇠고리가 달린 동자물쇠 하나를 꽂아 잠가 버렸다. 저팔계가 웃으며 말했다. “이 도동아, 네가 잘못 알고 있구나. 너희 고장 풍속은 좋지도 않아, 도대체 어찌하여 문을 닫아걸고 안에서 밥을 먹느냐?”
명월이 말했다. “그러하오, 그러하오. 어쨌든 밥이나 든든히 먹고 나서 문을 열어 주겠소.” 청풍이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이놈아, 이 탐욕스럽고 남의 것을 훔쳐 먹는 머리 깎인 도둑놈 같으니! 네가 내 선과를 훔쳐 먹었으니 이미 남의 밭과 동산의 과일을 제멋대로 먹은 죄를 뒤집어써도 마땅하거늘, 도리어 내 신선 나무까지 밀어 넘어뜨리고 우리 오장관의 신선 뿌리를 망쳐 놓고서도 아직 변명이나 하려 드느냐! 네놈이 서역에 이르러 부처님의 존안을 뵐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요람을 등 뒤로 흔들며 다시 환생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장법사가 그 말을 듣고는 밥그릇을 내려놓으며 마음속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 듯 무거워졌다. 그 동자는 앞산문과 둘째 산문에 모두 자물쇠를 채워 놓고는, 또 정전 문 앞으로 와서 악한 말과 모진 말로 도둑이니 도둑이니 하며,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퍼붓다가야 밥을 먹으러 갔다. 밥을 마치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당승이 행자를 원망하며 말했다. “이 원숭이 녀석아, 번번이 사고만 치는구나! 네가 그의 과일을 훔쳐 먹었으면 그의 분풀이를 좀 받아 주고 욕을 몇 마디 듣는 것으로 그칠 일이지, 어찌하여 또 그의 나무까지 밀어 넘어뜨렸단 말이냐! 이런 사정으로 말하자면 고소장을 올리게 되면 네 애비가 벼슬을 한다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행자가 말했다. “스승님, 걱정 마시옵소서. 저 동자들이 모두 잠자러 갔으니, 그들이 깊이 잠이 들기만 기다렸다가 우리가 밤을 이어 길을 떠나면 되옵니다.” 사승이 말했다. “형님, 여러 겹의 문이 모두 자물쇠로 잠겼고 단단히 닫혀 있는데 어찌 나갈 수 있겠소!”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상관 말게! 상관 말게! 내게는 내 방식이 있으니라.” 저팔계가 말했다. “재주 없는 게 걱정이지, 재주 있는 게 무어 걱정이냐! 너는 변신해 무슨 벌레나 거머리가 되어 창살 구멍으로 훌훨 날아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변신 못하는 우리만 남아 남의 죄를 뒤집어쓸 신세로다!” 당승이 말했다. “저놈이 그런 짓을 꾸며 우리를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면, 내가 옛 경문을 외울 터인데 그놈이 어찌 견디어 내겠느냐!” 저팔계가 그 말을 듣고는 근심스러우면서도 웃음을 띠며 말했다. “스승님, 그게 무슨 말씀이오? 저는 불교에 《능엄경》과 《법화경》, 《공작경》과 《관음경》, 그리고 《금강경》 같은 경전이 있다는 말만 들었지, 무슨 옛 경문이라는 것을 들어 본 적은 없사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동생아, 너는 모르는구나. 내 정수리에 쓰고 있는 이 고삐가 바로 관음보살님이 우리 스승님께 내려 주신 것이니라. 스승님이 나를 꾀어 쓰게 하셨는데, 뿌리를 내린 것처럼 되어 벗겨 낼 엄두도 낼 수 없거늘, 이름 하여 《긴고아주》라 하고 또 《긴고아경》이라 하느니라. 스승님이 외우신다는 옛 경문이 바로 이것이니라. 다만 그것을 외우기 시작하면 내 머리가 아파 오니, 이런 법이 있어 나를 괴롭히시는 것이니라. 스승님, 외우지 마시옵소서. 제가 결코 스승님을 저버리지 않고 모두 함께 나가게 하오리다.”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이미 하늘은 어두워지고, 어느새 동쪽 하늘에 달이 솟아올랐다. 행자가 말했다. “이때는 온갖 소리가 잦아들고 얼음바퀴 같은 달이 환히 비치니, 바로 떠나기에 알맞구나.”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 헛소리 말게. 문이란 문은 모두 잠겨 닫혔는데 어디로 나간단 말이오?” 행자가 말했다. “내 재주를 똑똑히 보게!” 과연 좋은 행자로다, 여의봉을 손에 쥐고 자물쇠를 여는 법술을 하나 써서 문을 향해 한 번 가리키니, 다만 턱 하고 소리 한 번이 들리더니 여러 겹 문의 쇠고리가 모두 떨어져 나가며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문짝이 활짝 열렸다. 저팔계가 웃으며 말했다. “훌륭한 재주로다! 대장장이를 불러다 쇠줄을 쪼아 내게 한들 또한 이렇게 시원스럽지는 못하리라!” 행자가 말했다. “이런 문쯤이야 무엇이 대단하냐! 남천문이라도 한 번 가리키면 열리느니라.” 그리고 스승님을 모시고 문을 나서 말에 오르게 하니, 저팔계가 짐을 메고 사승이 말고삐를 잡아 챙긴 채 곧장 서쪽 길로 나아갔다.
행자가 말했다. “너희는 우선 천천히 가 있어라. 내 저 두 동자가 한 달쯤 푹 자도록 돌보아 주고 가리라.” 삼장법사가 말했다. “제자야, 그들의 목숨을 해쳐서는 안 되느니라. 그리하면 또 재물을 얻고 사람을 다치게 한 죄가 되는 것이니라.” 행자가 말했다. “저도 아옵니다.” 행자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그 동자들이 자고 있는 방문 밖으로 갔다. 그의 허리에는 졸음벌레가 들어 있었으니, 본래 동천문에서 증장천왕과 내기를 하다가 따 온 것이었다. 그것을 두 마리 꺼내어 창 구멍으로 튕겨 넣으니, 곧장 그 동자들의 얼굴에 날아가 붙었고, 그들은 코를 골며 깊이 잠이 들어 깨어날 가망이 없었다. 그제야 그는 구름을 타는 걸음을 재촉하여 삼장법사를 따라잡고, 큰길을 따라 줄곧 서쪽으로 내달았다. 이 밤새 말발굽을 쉬지 않고 달려 다만 날이 밝을 때까지 이르렀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이 원숭이 녀석이 나를 죽이는구나! 네 입 때문에 나까지 덤터기를 쓰고 하룻밤을 꼬박 못 잤단 말이다!” 행자가 말했다. “그저 원망만 하지 마시옵소서. 날이 밝았으니 스승님은 우선 이 길가 숲 속에서 대강 쉬시며 기력을 보태신 뒤에 다시 가시지요.” 그 장로는 하는 수 없이 말에서 내려 소나무 밑동에 기대어 잠시 참선 자리를 삼아 앉았고, 사승은 짐을 내려놓고 졸았으며, 저팔계는 돌을 베고 누워 잠이 들었다. 손대성만은 별다른 심정이 있는지, 보라, 그가 나무 위로 뛰어올라 가지를 잡고 흔들며 장난을 치고 있지 않은가. 네 사람이 쉬고 있는 동안의 일은 이쯤 해 두겠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그 대선은 원시궁에서 모임이 파한 뒤 무리의 작은 신선들을 거느리고 도솔궁을 벗어나, 곧장 요지의 하늘에서 내려와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내려앉으니, 어느새 만수산 오장관의 문 앞에 이르러 있었다. 살펴보니 다만 관문이 크게 열려 있고 땅이 깨끗이 쓸려 있었다. 대선이 말했다. “청풍과 명월이 제법 쓸 만하구나. 평소라면 해가 석 장이나 높이 떠도 허리 한 번 펴지 않더니, 오늘 우리가 없는 사이에 도리어 일찍 일어나 문을 열고 마당을 쓸었구나.” 무리의 작은 신선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전각 위에 이르러 보니 향불의 불씨는 온데간데없고 사람의 자취도 모두 사라졌으며, 명월과 청풍은 어디에도 없었다. 무리의 신선들이 말했다. “그 둘은 우리가 없는 틈을 타서 물건을 챙겨 달아난 모양이올시다.” 대선이 말했다. “어찌 그런 이치가 있겠느냐! 신선을 닦는 사람이 감히 이런 나쁜 마음을 품은 일을 저지를 리가 없느니라. 필시 어젯밤에 문을 닫는 것을 잊고 가서 잠이 들었으니, 오늘 아침에도 아직 깨지 못한 것이로다.” 무리의 신선들이 그들의 방문 앞에 가서 보니, 참으로 방문이 닫혀 있고 그 안에서 코를 골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이쪽에서 문을 두드리며 마구 불렀으나 어찌 깨워 낼 수 있겠는가? 무리의 신선들이 문짝을 들어 젖히고 침상에서 끌어내렸으나, 또한 그저 깨지 않을 뿐이었다. 대선이 웃으며 말했다. “참으로 훌륭한 선동들이로구나! 신선이 된 사람은 정기가 넘쳐 다시는 잠을 생각하지 않거늘, 어찌하여 이토록 피곤하단 말이냐? 혹 누가 그들에게 장난을 쳐 놓은 것이 아니냐? 어서 물을 가져오너라.” 한 동자가 급히 물 반 잔을 떠다 올렸다. 대선이 주문을 외우고는 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어 그들의 얼굴에 뿜으니, 곧 잠의 마귀가 풀려 나갔다.
두 사람이 바야흐로 깨어나 홀연 눈을 비비며 얼굴을 쓸고 머리를 들어 바라보니, 알아보건대 선사이신 여세동군과 선형들이었다. 놀란 청풍이 머리를 조아리고 명월이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며 말했다. “스승님이시여! 스승님의 옛 벗이라던 자들이 본래 동쪽에서 온 중들로서, 한 무리의 강도였사옵니다. 몹시 사납고 포악하였나이다!” 대선이 웃으며 말했다. “놀라지 말고 차분히 말해 보아라.” 청풍이 말했다. “스승님이시여, 지난날 스승님께서 떠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과연 동쪽 땅에서 온 당승 일행이 왔사옵니다. 모두 네 명의 중에 말까지 합쳐 다섯이었나이다. 제자가 감히 스승님의 분부를 어길 수 없어 온 까닭을 물어 보고서 인삼과 두 개를 따다 올렸사옵니다. 그 장로는 속된 눈과 어리석은 마음이라 우리 신선 가문의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였나이다. 그것을 사흘이 채 안 된 갓난아이라 하시며 거듭 잡수시지 않으시기에, 제자가 하나씩 먹어 버렸사옵니다. 그런데 그의 수하에 세 제자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손씨 성을 가진 자가 있어 이름을 오공 행자라 하였사옵니다. 그가 먼저 과일 네 개를 훔쳐 먹었나이다. 제자들이 그에게 가서 따져 물으며 사실대로 몇 마디 하였더니, 그는 용납하지 않고 몰래 영혼을 빠져나가게 하는 수단을 부렸사옵니다. 괴롭나이다!” 두 동자가 이 대목에 이르자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였다. 무리의 신선들이 말했다. “그 중이 너희를 때리기라도 하였단 말이냐?” 명월이 말했다. “때리지는 않았사옵니다. 다만 우리 인삼과수를 때려 넘어뜨렸을 뿐이옵니다.” 대선이 그 말을 듣고도 조금도 성을 내지 않으며 말했다.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너희는 저 손씨 성을 가진 자가 또한 태을산선으로서 일찍이 천궁을 크게 어지럽힌 적이 있고 신통이 광대하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이미 보물을 쓰러뜨렸거든 너희가 그 중들을 알아보겠느냐?” 청풍이 말했다. “모두 알아보옵니다.” 대선이 말했다. “알아본다면 모두 나를 따라오너라. 무리 제자들은 모두 형구를 챙겨 놓고 내가 돌아와 그를 칠 때를 기다려라.”
무리의 신선들이 분부를 받들었다. 대선이 명월과 청풍과 함께 상서로운 빛을 타고 올라 삼장법사를 뒤쫓으니, 잠깐 사이에 이미 천 리를 가 버렸다. 대선이 구름 위에서 서쪽을 바라보아도 당승이 보이지 않았고, 고개를 돌려 동쪽을 바라보니 도리어 구백 리나 더 지나쳐 버렸다. 본래 그 장로는 밤새 말발굽을 쉬지 않고 달려 고작 백이십 리 길을 갔을 뿐인데, 대선의 구름은 한 번 솟구치는 것에 구백 리나 지나쳐 버린 것이었다. 선동이 말했다. “스승님, 저 길가 나무 아래 앉아 있는 이가 당승이옵니다.” 대선이 말했다. “나도 이미 보았다. 너희 둘은 돌아가 밧줄을 마련해 두어라. 내가 몸소 그를 잡으러 가마.” 청풍이 먼저 돌아간 일은 이쯤 해 두겠다.
그 대선이 구름을 내려놓고 몸을 한 번 흔들어 변신하니, 걸어 다니는 전진 도인으로 변하였다. 그가 어떤 모습인가 하면, 기운 옷은 헝겊 조각을 백 군데나 기워 붙인 도포 한 벌이요, 두른 것은 여공이 매는 끈 한 가닥이었다. 손에는 사슴 꼬리로 만든 먼지떨이개를 흔들고, 어고라는 북을 가볍게 두드렸다.
세 귀 달린 짚신을 발에 꿰고, 구양건으로 머리를 둘렀다. 바람이 소매에 가득 부니 옷자락이 펄럭이고, 입으로는 《월아고》를 흥얼거렸다. 곧장 나무 아래로 와서 당승을 향해 크게 외치며 말했다. “장로시여, 빈도가 인사를 올리나이다.” 그 장로가 황급히 몸을 굽혀 답례하며 말했다. “실례하였소이다! 실례하였소이다!”
대선이 물었다. “장로께서는 어느 지방에서 오시는 길이오? 어찌하여 길 한가운데서 좌선을 하고 계시오?” 삼장법사가 말했다. “빈승은 동쪽 땅 대당에서 서천으로 경을 구하러 가라는 분부를 받고 가는 자이옵니다. 이곳을 지나다가 잠시 한숨 쉬어 가는 것일 뿐이옵니다.” 대선이 놀라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장로께서 동쪽에서 오시다가 황량한 산을 지나오신 적이 있으시옵니까?” 장로가 말했다. “선궁이 어느 보배로운 산인지 알지 못하겠소이다.” 대선이 말했다. “만수산 오장관이 바로 빈도가 기거하는 곳이올시다.” 행자가 그 말을 듣자, 마음속에 담아 둔 것이 있는 사람이라 황급히 나서서 대답하며 말했다. “지나지 않았소! 지나지 않았소! 우리는 윗길로만 걸어왔을 뿐이오.” 그 대선이 행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 “이놈의 건방진 원숭이 같으니! 네가 누구를 속이려 드느냐? 너는 내 도관에 들어와 내 인삼과수를 때려 넘어뜨리고는, 밤을 이어 여기까지 달아나 와 놓고도 아직 자백하지 않고 무얼 그리 감추려 드느냐? 도망치지 마라! 어서 일찍 내 나무를 돌려주러 가자!”
그 행자가 그 말을 듣고 마음속에 노여움이 치밀어, 쇠몽둥이를 빼어 들고 사정을 따질 겨를도 없이 대선을 향해 머리 위로 내리쳤다. 대선이 몸을 옆으로 비켜 피하더니 상서로운 빛을 밟고 곧장 허공으로 올라갔다. 행자도 구름을 타고 급히 뒤쫓아 올라갔다. 대선이 허공 한가운데서 본모습을 드러내었으니, 그가 어떻게 차려입었는가 하면, 머리에는 자금관을 쓰고 근심 없는 학창의를 걸쳤다.
발에는 신을 꿰고 허리에는 비단 띠를 둘렀다. 몸은 동자 같고 얼굴은 미인과 같았다. 턱 밑에는 수염 세 가닥이 날리고 귀밑에는 까마귀 깃 같은 머리칼이 겹겹이 내려왔다. 행자를 맞이하되 병기는 없고, 다만 옥으로 만든 먼지떨이개 하나를 손에 쥐고 있을 뿐이었다. 그 행자는 높낮이도 가리지 않고 몽둥이를 마구 휘둘러 댔다. 대선은 옥으로 만든 먼지떨이개로 왼쪽을 막고 오른쪽을 가리며 그의 두세 합을 견디어 내더니, 소매 속에 천지를 담는 수단을 하나 써서, 구름 위에서 도포 소매를 바람을 받아 가볍게 한 번 펼치니, 쓱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다가와 네 중과 말까지 한 소매에 통째로 뒤집어 담아 버렸다. 저팔계가 말했다. “큰일 났다! 우리가 모두 자루 속에 담겨 버렸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멍청아, 자루가 아니라 우리가 그의 옷소매 속에 갇혀 버린 것이니라.” 저팔계가 말했다. “그까짓 것쯤이야 걱정할 것 없지. 내가 쇠스랑으로 한바탕 찍어 구멍을 내고 밑으로 빠져나가 버린 뒤, 그저 그가 부주의하여 단단히 담지 못해 우리가 빠져 떨어졌다고 하면 그만이로다.” 그 멍청이가 쇠스랑을 마구 찍어 보았으나 어디 찍혀 들어가겠는가? 손으로 만져 보면 비록 부드러운 것 같아도, 찍어 보면 쇠보다도 더 단단하였다.
그 대선이 상서로운 구름을 돌려 곧장 오장관으로 내려앉아 자리에 앉더니 제자들에게 밧줄을 가져오라 일렀다. 무리의 작은 신선들이 하나하나 시중을 들었다. 보라, 그가 소매 속에서 꼭두각시 인형을 집어내듯 하나씩 꺼내는 것이었다. 당승을 꺼내어 정전 처마 기둥에 결박하고, 또 그의 세 제자를 꺼내어 기둥 하나마다 한 사람씩 묶어 두었으며, 말도 끌어내어 뜰 아래 매어 두고 여물을 주고, 행랑은 처마 밑에 내던져 두었다. 또 말했다. “제자들아, 이 중은 출가한 사람이니 칼과 창을 쓸 수 없고 쇠도끼를 더할 수도 없느니라. 우선 가죽 채찍을 가져다가 한바탕 때려 내 인삼과의 분풀이를 하게 하여라!” 무리의 신선들이 즉시 채찍 하나를 가져왔으니, 그것은 무슨 소가죽이나 양가죽, 노루가죽이나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본래 용의 가죽으로 만든 칠성채찍으로서 물에 담가 두었던 것이었다. 힘센 작은 신선 하나에게 채찍을 쥐게 하니 그가 말했다. “스승님, 먼저 어느 놈을 칠까 하옵니까?” 대선이 말했다. “당삼장이 어른 노릇을 하면서 예를 갖추지 못하였으니 먼저 그를 치거라.”
행자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 그 늙은 중은 매를 견디지 못하리라. 만일 한바탕 채찍질에 상해 버린다면 그것은 내가 지은 업이 아니겠느냐?”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말했다. “선생님이 잘못하셨소. 과일을 훔친 것도 나요, 과일을 먹은 것도 나요, 나무를 밀어 넘어뜨린 것도 나인데, 어찌하여 나를 먼저 치지 않고 그를 치려 하시옵니까?” 대선이 웃으며 말했다. “이 건방진 원숭이가 말이 몹시 드세구나. 그럼 이렇게 하여 먼저 그를 쳐라.” 작은 신선이 물었다. “몇 대나 칠까 하옵니까?” 대선이 말했다. “과일 수효대로 서른 대를 쳐라.” 그 작은 신선이 채찍을 휘둘러 곧장 때리기 시작하였다. 행자는 신선 가문의 법력이 클까 두려워 두 눈을 부릅뜨고 어디를 치는지 지켜보았다. 본래 다리를 치는 것이었다. 행자가 허리를 비틀며 “변하여라!” 외치니, 두 다리가 무쇠 다리로 변하였으니 어디 한번 쳐 보라는 것이었다. 그 작은 신선이 한 대 한 대 서른 대를 때리고 나니, 하늘은 벌써 한낮을 지나 오후로 기울어 있었다.
대선이 또 분부하며 말했다. “당삼장이 훈계를 엄히 하지 못하여 제자를 놓아 두고 제멋대로 날뛰게 한 죄도 마땅히 쳐야 하느니라.” 그 신선이 또 채찍을 휘둘러 때리려 하자 행자가 말했다. “선생님이 또 잘못하셨소. 과일을 훔칠 때에 우리 스승님은 알지 못하셨소. 그는 전각 위에서 그대의 두 동자와 이야기하고 있었으니, 이는 우리 형제들이 저지른 짓이오. 훈계를 엄히 하지 못한 죄가 있다 한들 제가 제자로서 마땅히 대신 맞아야 하니, 다시 나를 치시옵소서.” 대선이 웃으며 말했다. “이 건방진 원숭이는 비록 교활하고 완고하기는 하나 도리어 효심이란 것이 조금은 있구나. 그렇다면 또 그를 쳐라.” 작은 신선이 또 서른 대를 때렸다. 행자가 고개를 숙여 두 다리를 들여다보니, 두 다리가 밝은 거울처럼 온통 반들반들하게 때려져 있었으나 조금도 아프거나 가려운 줄을 알지 못하였다. 이때 하늘이 어두워지려 하자 대선이 말했다. “우선 채찍을 물에 담가 두고 내일 아침에 다시 그를 고문하여 치게 하라.” 작은 신선이 우선 채찍을 거두어 물에 담그고는 저마다 방으로 돌아갔다. 저녁 공양을 마치고 모두 잠자리에 든 일은 이쯤 해 두겠다.
그 장로가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세 제자를 원망하여 말했다. “너희가 재난을 일으켜 놓고는 도리어 나를 이곳에 끌어들여 죄를 받게 하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행자가 말했다. “우선 원망은 접어 두시옵소서. 매를 맞아도 먼저 나를 칠 터이니 스승님은 아직 맞은 일도 없거늘, 도리어 한탄만 하시고들 있단 말이옵니까?” 당승이 말했다. “비록 매를 맞지는 않았어도 묶여 있는 몸이 아프구나.” 사승이 말했다. “스승님, 여기 묶인 채로 함께 곁들여 있는 사람도 있사옵니다.” 행자가 말했다. “모두 떠들지 말게. 잠시 있다가 길을 떠나세.” 저팔계가 말했다. “형님이 또 헛된 수작을 부리시는구려. 여기는 삼으로 꼰 밧줄에 물까지 뿜어 단단히 동여매어 있는걸, 전각에 갇혀 있을 때처럼 형님이 자물쇠 여는 법술을 부려 문을 열고 나가는 수가 어디 있소!” 행자가 말했다. “자랑하는 말이 아니니라. 저 삼 가닥으로 꼰 밧줄에 물을 뿜었다 한들, 사발만 한 굵기의 종려나무 밧줄이라도 다만 가을바람으로 여길 뿐이니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온갖 소리가 잦아들었으니, 바로 하늘 거리마저 인적이 끊긴 한밤이었다. 과연 좋은 행자로다, 몸을 조금 작게 하여 포승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스승님, 가시지요!” 사승이 놀라며 말했다. “형님, 우리도 좀 살려 주시오!” 행자가 말했다. “조용히! 조용히!” 그는 삼장법사를 풀어 주고 저팔계와 사승을 내려놓았으며, 가사를 여며 입고 말에 안장을 얹어 매고, 처마 밑에서 행랑을 챙겨 들고는 함께 관문을 나섰다. 또 저팔계에게 일렀다. “너는 저 언덕 가의 버드나무 넉 그루를 베어 오너라.” 저팔계가 말했다. “그것을 어디에 쓰시려고 하시오?” 행자가 말했다. “쓸 데가 있으니 어서 빨리 가져오너라!”
그 멍청이가 제법 힘이 있는지라 가 보니, 주둥이로 한 그루씩 들이받아 넉 그루를 넘어뜨리고는 한 아름에 안아 와 버렸다. 행자가 가지 끝을 꺾어 버리고 형제 두 사람과 함께 다시 안으로 들어가, 원래의 밧줄을 그대로 기둥에 다시 매어 두었다. 그 대성이 주문을 외우고 혀끝을 깨물어 피를 나무에 뿜으며 “변하여라!” 외치니, 한 그루는 장로로 변하고 한 그루는 자기 자신으로 변하며, 나머지 두 그루는 사승과 저팔계로 변하였다. 모두 얼굴빛이 똑같고 생김새가 조금도 다르지 않아, 물어 보면 대답하고 이름을 부르면 응답하였다. 그 둘은 그제야 발걸음을 떼어 스승님을 따라잡았다. 이 밤도 여전히 말발굽을 쉬지 않고 오장관을 벗어나 달아났다. 다만 날이 밝을 때까지 걸어가는데, 그 장로가 말 위에서 비틀거리며 졸고 있었다. 행자가 그것을 보고 외치며 말했다. “스승님이 형편없구려! 출가한 사람이 어찌 이토록 고단하시단 말이옵니까? 내가야 천 밤을 잠자지 않아도 피곤한 줄을 모르거늘. 우선 말에서 내리시지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스승님을 비웃지 않게, 산비탈 아래 바람을 막고 기운이 모이는 곳에 잠시 숨어 쉬었다가 갑시다.”
그 사부와 제자가 길에서 잠시 머무는 이야기는 이쯤 해 두겠다. 한편 그 대선은 날이 밝자 일어나 아침 공양을 마치고 전각으로 나와 채찍을 가져오라 일렀다. “오늘은 마땅히 당삼장을 칠 차례다.” 그 작은 신선이 채찍을 휘두르며 당승을 향해 말했다. “너를 친다.” 저 버드나무 또한 응답하여 말했다. “쳐 보시오.” 펑펑 서른 대를 때렸다. 채찍을 돌려 저팔계에게 대고 말했다. “너를 친다.” 저 버드나무 또한 응답하여 말했다. “쳐 보시오.” 사승을 칠 때에도 또한 “쳐 보시오.” 하고 응답하였다. 행자를 칠 때에 이르러서는, 그 행자가 길 위에서 문득 몸서리를 한 번 치며 말했다. “큰일 났다!” 삼장법사가 물었다. “무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제가 버드나무 넉 그루를 우리 사부와 제자 네 사람으로 변신시켜 두었는데, 그저 어제 나를 두 차례나 때렸으니 오늘은 때리지 않으려니 하였나이다. 그런데 또 내 분신을 때리고 있으니, 이 때문에 제 진신이 몸서리를 치는 것이오니 어서 법술을 거두어야겠나이다.” 그 행자가 황급히 주문을 외워 법술을 거두었다.
보라, 그 도동들이 겁에 질려 가죽채찍을 내던지고 달려가 아뢰었다. “스승님이시여, 맨 처음 때린 것은 대당의 중이었사옵니다마는, 이번에 때린 것은 모두 버드나무 둥치였나이다!” 대선이 그 말을 듣고 히히 웃음을 터뜨리며 칭찬을 마지않아 말했다. “손행자란 놈은 참으로 훌륭한 원숭이 왕이로구나! 일찍이 그가 천궁을 크게 어지럽혔을 적에 땅그물과 하늘그물을 쳐 놓고도 그를 잡아 두지 못하였다더니, 과연 그런 이치가 있는 것이로다. 네가 달아난 것쯤이야 그만이라 하자마는, 어찌하여 버드나무를 여기 묶어 두고 이름을 속여 대신하게 하였느냐? 결코 용서하지 않으리니, 쫓아가자!” 그 대선이 쫓자 소리가 떨어지자 구름을 타고 올라 서쪽을 바라보니, 다만 저 중이 짐을 메고 말을 채찍질하여 한창 길을 가고 있었다. 대선이 구름을 낮추어 외치며 말했다. “손행자! 어디로 달아나려 드느냐! 내 인삼과수를 돌려내라!” 저팔계가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망했다! 원수가 또 쫓아왔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스승님, 우선 착한 마음씨는 접어 두시옵소서. 우리에게 조금 사나운 짓을 하게 하여 단번에 그를 해치워 버리고 몸을 빼어 갑시다.” 당승이 그 말을 듣고 부들부들 떨며 미처 대답도 하지 못하였는데, 사승이 보장을 빼어 들고 저팔계가 쇠스랑을 치켜들고 대성이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일제히 앞으로 나아가, 대선을 허공 한가운데 포위하고 마구 때리고 찍어 댔다. 이 사나운 싸움을 증명하는 시가 있으니,
오공은 진원선을 알아보지 못하였으니, 여세동군의 오묘함이 더욱 현묘하구나.
세 가지 신병이 맹렬함을 떨치건만, 먼지떨이개 하나는 스스로 펄럭이는구나.
왼쪽을 막고 오른쪽을 가리며 오고 감을 따르고, 뒤를 받치고 앞을 맞으며 돌고 도는 대로 맡기는구나.
밤이 가고 아침이 와도 몸을 빼기 어려우니, 머물러 지체하다 어느 날에야 서천에 이르리오!
그 형제 세 사람이 저마다 신병을 들어 일제히 쳐부수는데, 그 대선은 다만 파리채 하나로 막아 낼 뿐이었다. 반 시진도 되지 않아 그가 도포 소매를 한 번 펼치니, 또다시 네 중과 말 한 필과 행랑까지 한 소매에 통째로 담아 버렸다. 구름을 되돌려 또 도관 안으로 들어갔다. 무리의 신선들이 맞이하고 선사가 전각에 앉자, 또 소매 속에서 하나씩 꺼내어 당승을 섬돌 아래 낮은 회화나무에 묶고, 저팔계와 사승을 양쪽 나무에 하나씩 묶었으며, 행자는 넘어뜨려 묶어 두었다. 행자가 말했다. “필시 심문을 하려는 모양이로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결박이 끝나자, 긴 베 열 필을 가져오라 일렀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저팔계야! 이 선생님이 인심이 좋으셔서 베를 내어 우리에게 웃옷을 해 주려 하시는구나! —아끼는 김에 승복이나 한 벌쯤으로 줄이시지.” 그 작은 신선이 집에서 짠 베를 내어 왔다. 대선이 말했다. “당삼장과 저팔계와 사승을 모두 베로 싸 버려라!” 무리의 신선들이 일제히 앞으로 나아가 싸 버렸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좋다! 좋다! 좋다! 산 채로 염을 하여 관에 넣는구나!” 잠시 뒤에 동여매기가 모두 끝났다. 또 옻을 가져오라 일렀다. 무리의 신선들이 즉시 스스로 거두어 스스로 말린 생칠과 숙칠을 가져다가, 그 세 사람의 온몸을 베로 싼 위에 옻을 칠하고는 머리와 얼굴만 밖으로 남겨 두었다.
저팔계가 말했다. “선생님, 위쪽은 그려려니와 다만 아래쪽에 구멍을 남겨 두시옵소서. 우리가 용변을 보아야 하지 않겠소이까.” 그 대선이 또 큰 솥을 내어 오라 일렀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저팔계야, 횡재로구나! 솥을 내오는 걸 보니 밥을 끓여 우리에게 먹이려는 모양이로구나.” 저팔계가 말했다. “그것도 괜찮지. 우리에게 밥이나 좀 먹게 하여 배부르게 죽은 귀신이 되면 보기에도 좋지 않겠느냐.” 무리의 신선들이 과연 큰 솥 하나를 내어다 섬돌 아래에 걸쳐 놓았다. 대선이 마른 장작을 쌓아 세우고 맹렬한 불을 지피라 하고는 분부하였다. “맑은 기름을 솥에 가득 퍼 올려 펄펄 끓게 한 뒤, 손행자를 기름솥에 넣어 한번 데쳐 내어 내 인삼과수의 원수를 갚으리라!”
행자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했다. “바로 내 마음에 드는 일이로구나. 요즈음 목욕을 못하여 피부가 좀 까슬까슬하고 가려웠는데, 잘됐다 하여도 한번 푹 담가 보니 은혜에 깊이 감사하노라.” 잠깐 사이에 그 기름솥이 끓어오르려 하였다. 대성이 또 마음을 쓰며 그의 신선 법술이 헤아리기 어렵고 기름솥 속에서는 손을 쓸 수 없을까 염려하여, 급히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니, 다만 저 단 아래 동쪽에는 해시계대가 하나 서 있고 서쪽에는 돌사자 하나가 있었다. 행자가 몸을 한 번 날려 서쪽으로 굴러가 혀끝을 깨물어 돌사자에게 피를 한 입 뿜으며 “변하여라!” 외치니, 그 돌사자가 자기 본모습으로 변하여 또한 그와 같이 한 덩이로 동여매어졌다. 그리고 그는 원신을 빠져나가 구름 위로 솟아올라 고개를 숙이고 도사들을 내려다보았다.
다만 저 작은 신선이 아뢰는 것이 보였다. “스승님, 기름솥이 끓어 넘치도록 다 끓었나이다.” 대선이 “손행자를 들어다 넣어라!” 하고 일렀다. 선동 넷이 들어 보았으나 들어 올리지 못하고, 여덟이 와도 들어 올리지 못하였으며, 또 넷을 더 보태어도 들어 올리지 못하였다. 무리의 신선들이 말했다. “이 원숭이는 흙을 그리워하여 옮기기 어렵구나. 작기는 작아도 도리어 단단하단 말이로다.” 하는 수 없이 스무 명의 작은 신선을 시켜 들어 올리게 하여 솥을 향해 내동댕이치니, 펑 하는 소리 한 번이 나며 끓는 기름 방울이 튀어 올라, 그 작은 도사들의 얼굴에 물집이 몇 개씩이나 데어 돋아 버렸다! 다만 불을 때던 작은 동자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솥이 샌다! 솥이 샌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름이 모조리 새어 나가고 솥바닥이 깨져 버렸으니, 본래 돌사자 한 마리가 그 안에 들어 있었던 것이었다.
대선이 크게 노하여 말했다. “이 건방진 원숭이 놈이 참으로 무례하구나! 면전에서 손을 써 놓게 하다니! 네가 달아난 것쯤이야 그만이라 치자마는, 어찌하여 또 내 부엌을 박살내었느냐? 이 건방진 원숭이는 잡으려 해도 헛되이 잡을 수가 없거니와, 잡는다 한들 또한 모래를 뭉치고 수은을 가지고 노는 격이요, 그림자를 잡고 바람을 붙잡는 격이로다. —됐다! 됐다! 됐다! 그놈을 놓아 주자. 우선 당삼장을 풀어 내고 새 솥으로 바꾸어 그를 한번 데쳐 내어 인삼과수의 원수를 갚는 것으로 하자.” 그 작은 신선이 정말로 손을 놀려 베와 옻을 벗겨 내기 시작하였다.
행자가 허공 한가운데서 그 말을 분명히 들었다. 그가 생각하기를, “스승님은 형편이 없으시니 저 기름솥에 들어가면 한 번 끓으면 죽고 두 번 끓으면 타 버릴 터인데, 서너다섯 번 끓게 되면 그는 흐물흐물하게 문드러진 중이 되어 버릴 것이다! 내가 가서 그를 구해 내야겠다.” 하였다.
과연 좋은 대성이로다, 구름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베와 옻을 벗겨 내지 마시옵소서. 내가 기름솥에 들어가겠나이다.” 그 대선이 놀라며 욕하여 말했다. “이 원숭이 놈 같으니! 어찌하여 수단을 부려 내 부엌을 박살내었느냐?”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대가 나를 만났으면 부엌이 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오? 나도 본래 그대의 기름 국물과 기름물의 은혜를 좀 입으려 하였으나, 다만 대소변이 급하였소. 만일 솥 안에서 방귀를 뀌었다가는 그대의 끓인 기름을 더럽혀 반찬을 무치어 먹기에 좋지 않을 터이니, 이제 대소변을 말끔히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솥에 들어갈 만하오. 내 스승님을 데치지 말고 나를 데치시옵소서.” 그 대선이 그 말을 듣고 히히 비웃으며 전각 밖으로 걸어 나와 한 손으로 행자를 움켜쥐었다.
결국 무슨 말을 하게 될지, 끝내 어떻게 몸을 빼어 낼지는 다음 회에서 들려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