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하늘의 신장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대성이 편안히 쉬고 있는 일은 잠시 미루어 두고, 남해 보타락가산의 대자대비 구고구난 영감관세음보살의 일을 말하겠다. 보살은 왕모낭랑의 청을 받아 반도대회에 나아간 이래로, 큰 제자 혜안행자와 함께 보각요지에 올랐다. 그런데 그곳은 몹시 황량하고 쓸쓸하였으며, 잔치 자리는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다. 비록 몇 분의 천선이 있었으나 아무도 자리에 앉지 아니한 채, 모두 그곳에서 어지럽게 떠들며 의논하고 있었다. 보살이 뭇 신선과 서로 만나 인사를 마치자, 뭇 신선이 앞서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자세히 아뢰었다. 보살이 말했다. “성대한 잔치도 없고 또 술잔도 돌리지 않으니, 그대들은 빈승을 따라 함께 옥황상제를 뵈러 가도록 하라.” 뭇 신선이 기쁜 얼굴로 따라갔다. 통명전 앞에 이르니, 이미 사대천사와 적각대선 등 무리가 모두 이곳에 와 있었는데, 보살을 맞이하며 곧 옥황상제께서 번민하시어 천병을 조발하여 요괴를 잡으려 하셨으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까닭을 말하였다. 보살이 말했다. “나는 옥황상제를 뵙고자 하니, 번거롭게 여기지 마시고 전하여 아뢰어 주기 바란다.” 천사 구홍제가 곧 영소보전에 들어가 아뢰어 선입을 명받았다. 그때 마침 태상노군이 위에 있고 왕모낭랑이 뒤에 있었다.
보살이 뭇 신선을 이끌고 함께 안으로 들어가 옥황상제와 예를 마치고, 다시 노군과 왕모를 뵙고 각기 자리에 앉았다. 보살이 곧 물었다. “반도성회는 어떻게 되었나이까?” 옥황상제가 말했다. “해마다 잔치를 열어 청하면 즐겁고 기뻤는데, 올해는 요망한 원숭이가 난을 일으켰으니 참으로 헛되이 청한 셈이로다.” 보살이 말했다. “요망한 원숭이는 본래 어디서 나온 것이옵니까?” 옥황상제가 말했다. “요망한 원숭이는 동승신주 오래국 화과산의 돌알에서 화하여 태어난 것이라. 그때 태어나자마자 눈을 뜨니 금빛 광채가 뻗어 올라 북두의 궁궐을 뚫을 듯하였다. 처음에는 마음에 두지 않았으나 뒤이어 정기를 이루어 용을 항복시키고 범을 굴복시켰으며, 스스로 죽은 자의 명부에서 이름을 지웠도다. 그때 마침 용왕과 염라대왕이 아뢰어 올렸도다. 짐이 그를 잡고자 하였는데, 이때 장경성이 아뢰었다. ‘삼계 사이에서 구규를 지닌 자는 모두 신선이 될 수 있나이다.’ 짐이 곧 교화를 베풀어 어진 이를 길러, 그를 상계로 불러들여 어마감의 필마온 벼슬에 봉하였도다. 그런데 그 녀석이 벼슬이 작음을 싫어하여 천궁을 배반하였다. 이에 곧 이천왕과 나타태자를 보내어 잡아 항복시키게 하고, 다시 조서를 내려 위무하여 상계로 불러들여 ‘제천대성’이라는 벼슬을 봉하였으나 다만 벼슬만 있고 녹봉은 없었다. 그가 맡아 관리할 일이 없어 동으로 놀고 서로 거닐며 돌아다녔도다. 짐이 또 다른 탈이 생길까 염려하여 그에게 반도원을 대신 관리하게 하였더니, 그가 또 법도를 따르지 아니하고 늙은 나무의 큰 복숭아를 모조리 훔쳐 먹었다. 잔치를 베풀 때에 이르러 그는 녹봉 없는 자라 청하지 아니하였더니, 그가 곧 꾀를 내어 적각대선을 속여 넘기고는 스스로 그 모습으로 변하여 잔치에 들어가, 선가의 음식과 선가의 술을 모조리 훔쳐 먹고, 또 노군의 선단을 훔치고 또 어주를 얼마쯤 훔쳐다가 본산의 뭇 원숭이와 함께 즐겼도다. 짐이 마음으로 이 때문에 번민하여 십만 천병을 조발하고 천라지망을 쳐서 잡아 굴복시키려 하였으나, 하루가 지나도록 회보가 없으니 승패를 알 수 없구나.”
보살이 이 말을 듣고 곧 혜안행자에게 명하여 말했다. “너는 어서 천궁을 내려가 화과산에 이르러 군의 형편이 어떠한지 살펴보라. 만일 적을 만나 싸우게 되거든 곧 가서 한몫 도와 공을 세우되, 반드시 실지대로 돌아와 아뢰어라.” 혜안행자가 옷과 치마를 바로 정돈하고 쇠몽둥이 하나를 쥐고 구름을 타고 궐을 떠나 곧장 산 앞에 이르렀다. 그 천라지망이 빽빽하고 겹겹이 쳐져 있으며, 각 영문에서 방울을 들고 호령을 외우며 그 산을 물 샐 틈 없이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혜안이 걸음을 멈추고 외쳤다. “영문을 지키는 천정들은, 번거롭지만 나를 전하여 알려 주기 바란다. 나는 이천왕의 둘째 태자 목차요, 남해 관음의 큰 제자 혜안이며, 특별히 군의 형편을 살피러 왔다.” 그 영채 안의 오악 신병이 곧 원문 안으로 전하여 들어갔다. 이윽고 허일서와 묘일계와 성일마와 방일토가 그 말을 중군 장막 아래로 전하였다. 이천왕이 영기를 내려 천라지망을 열고 그를 들여보내라 하였다. 이때 동방이 비로소 밝았다. 혜안이 영기를 따라 들어가 사대천왕과 이천왕을 보고 절을 올렸다. 절을 마치자 이천왕이 말했다. “아이야, 너는 어디서 왔느냐?” 혜안이 아뢰었다. “어리석은 아들은 보살을 따라 반도회에 갔사온데, 보살께서 승회가 황량하고 요지가 적막함을 보시고 뭇 신선과 어리석은 아들을 이끌고 옥황상제를 뵈러 가셨나이다. 옥황상제께서 부왕 이하가 하계로 내려가 요망한 원숭이를 잡은 일을 자세히 말씀하시며, 하루가 지나도록 회보가 없어 승패를 알 수 없다 하시기에, 보살께서 어리석은 아들에게 명하여 이곳에 이르러 실상을 살피게 하셨나이다.” 이천왕이 말했다. “어제 이곳에 이르러 영을 세우고 진을 쳤는데, 구요성에게 명하여 싸움을 걸게 하였다. 그런데 이 녀석이 크게 신통을 부려 구요성이 모두 패하여 달아났도다. 그 뒤 우리가 친히 병사를 이끌고 나아갔더니 그 녀석도 또한 진세를 펼쳤다. 우리 십만 천병이 그와 저녁까지 어지럽게 싸웠으나 그가 분신법을 부려 우리를 물리쳤다. 병사를 거두어 살펴보니 다만 이리와 벌레와 범과 표범 따위만 몇 마리 잡았을 뿐, 요망한 원숭이는 반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오늘도 아직 나가 싸우지 않았다.”
말을 마치지 못하였는데, 홀연히 원문 밖에서 누군가 와서 알렸다. “그 대성이 원숭이 정령 한 무리를 이끌고 밖에서 고함을 지르고 있나이다.” 사대천왕과 이천왕과 태자가 바로 출병을 의논하고 있었다. 목차가 말했다. “부왕이시여, 어리석은 아들이 보살의 분부를 입어 내려와 소식을 살피라 하셨사온데, 싸움이 있거든 가서 한몫 도우라 하셨나이다. 이제 재주는 없사오나 가고자 하오니, 그가 어찌 큰 대성인지 보게 하소서!” 천왕이 말했다. “아이야, 네가 보살을 따라 수행한 지 여러 해이니 필시 어느 정도 신통이 있으리라. 부디 마음을 단단히 먹거라.”
과연 좋은 태자로다. 두 손으로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수놓은 옷을 한 번 여미고, 원문을 뛰어나가 크게 외쳤다. “누가 제천대성인가?” 대성이 여의봉을 꼿꼿이 세우고 소리쳐 응하였다. “노손이 바로 그다. 너는 어떤 자이기에 감히 나에게 묻는가?” 목차가 말했다. “나는 이천왕의 둘째 태자 목차요, 지금 관음보살 보좌 앞에서 제자로서 불교를 수호하고 있으니, 법명은 혜안이라 하느니라.” 대성이 말했다. “네가 남해에서 수행하지 않고 어찌 이곳에 와서 나를 보려 하는가?” 목차가 말했다. “나는 사부의 명을 입고 군의 형편을 살피러 왔는데, 네가 이처럼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보고 특별히 너를 잡으러 왔노라!” 대성이 말했다. “네가 감히 그런 큰소리를 치는가! 잠시도 달아나지 마라! 노손의 이 몽둥이를 맞아 보아라!” 목차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쇠몽둥이를 들어 마주 받았다. 그 두 사람이 저 반산 중턱 원문 밖에 서서 겨루니, 이 싸움 참으로 좋도다.
몽둥이가 몽둥이를 마주하나 쇠는 각기 다르고, 병사가 비록 병사와 마주하나 사람은 서로 다르도다. 하나는 태을산선으로 대성이라 불리고, 하나는 관음의 제자로 정원룡이로다. 온 쇠몽둥이는 천 번 두드려 만든 것이요, 육정육갑이 신통한 공을 부렸도다. 여의봉은 천하를 정한 물건이요, 바다를 진압하는 신진으로 법력이 크도다. 두 사람이 서로 만나 참으로 맞수라, 오고 가는 초식이 실로 무궁하도다. 이쪽의 진수몽둥이는 만천 가지 사나움으로 허리를 감고 줄을 꿰듯 빠르기가 바람 같고, 저쪽의 협창봉은 헛됨이 없어 좌로 막고 우로 가리니 어찌 서로 용납하리오. 저쪽 진에는 깃발이 번쩍번쩍하고, 이쪽 진에는 북소리 둥둥 울린다. 만 명의 천장이 둥글게 에워싸고, 한 굴의 요망한 원숭이가 무리지어 모였도다. 괴이한 안개와 근심스러운 구름이 지부에 가득하고, 이리 연기와 살기 어린 기운이 천궁을 쏘아 올린다. 어제 아침의 혼전은 오히려 괜찮았으나, 오늘의 다툼은 더욱더 사나웁도다. 원숭이 왕의 참된 본사를 부러워할 만하니, 목차는 다시 패하여 또 살아 달아났도다.
이 대성이 혜안과 싸운 지 오륙십 합에 이르자, 혜안의 팔뚝이 시리고 저려 적을 맞이할 수 없어 헛되이 한 번 몽둥이를 흔들어 보이고 진을 무너뜨려 달아났다. 대성도 또한 원숭이 병사를 거두어 동문 밖에 진을 치고 머물렀다. 그런데 천왕의 영문 밖에서는 크고 작은 천병들이 태자를 맞아들여 큰길을 비켜 주었고, 태자는 곧장 원문에 들어가 사천왕과 이탁탑과 나타를 보고는 숨을 헐떡이며 아직 숨이 가라앉지 않은 채 말했다. “좋은 대성이로다! 좋은 대성이로다! 참으로 신통이 광대하도다! 아이가 싸워 이기지 못하고 또 진을 무너뜨려 돌아왔나이다!” 이천왕이 이를 보고 마음이 놀라워 곧 표문을 써서 도움을 청하게 하고, 대력귀왕과 목차태자를 보내어 하늘에 올라 아뢰게 하였다.
두 사람은 그때 감히 머물지 못하고 천라지망을 뚫고 나가 상서로운 구름을 일으켰다. 잠깐 사이에 곧장 통명전 아래에 이르러 사대천사를 보고, 인도되어 영소보전에 이르러 표장을 올렸다. 혜안이 또 보살을 뵙고 예를 갖추었다. 보살이 말했다. “네가 살펴본 것이 어떠하냐?” 혜안이 아뢰었다. “처음 명을 받들고 화과산에 이르러 천라지망의 문을 열게 하고 아버님을 뵈었사온데, 사부께서 보내신 뜻을 아뢰었나이다. 부왕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제 그 원숭이 왕과 한바탕 싸웠으나 다만 그 범과 표범과 사자와 코끼리 따위만 잡았을 뿐, 원숭이 정령은 하나도 잡지 못하였다.’ 하셨나이다. 바로 이야기하는 중에 그가 또 싸움을 청하기에, 제자가 쇠몽둥이를 들어 그와 오륙십 합을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고 진을 무너뜨려 영으로 돌아왔나이다. 아버님께서 이 때문에 대력귀왕과 제자를 함께 상계로 보내어 도움을 청하게 하셨나이다.” 보살이 머리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말하자면, 옥황상제가 표장을 뜯어 보시니 도움을 청하는 말이 있었으므로 웃으며 말했다. “가증스러운 이 원숭이 놈이 무슨 큰 수단이 있다고 감히 십만 천병을 당해 내려 하는고! 이천왕이 또 도움을 청해 왔으니, 어느 길의 신병으로 하여금 돕게 할꼬?” 말이 끝나기 전에 관음이 두 손을 모으고 아뢰었다. “폐하께서는 마음을 넓히소서. 빈승이 한 신을 천거하오니 이 원숭이를 잡을 수 있나이다.” 옥황상제가 말했다. “천거하는 자가 어떤 신인고?” 보살이 말했다. “바로 폐하의 조카인 현성 이랑진군이옵니다. 지금 관주 관강어귀에 살면서 하방의 향화를 받고 있나이다. 그는 옛적에 일찍이 여섯 요괴를 힘으로 베었고, 또 매산 형제와 장막 앞 천이백 초두신이 있사오니 신통이 광대하옵니다. 다만 그는 조발은 들으나 선소는 듣지 아니하오니, 폐하께서 조병의 뜻을 내리시어 그로 하여금 힘을 돕게 하시면 곧 잡을 수 있나이다.” 옥황상제가 이 말을 듣고 곧 조병의 뜻을 전하여 대력귀왕을 보내어 조서를 가지고 가게 하였다.
그 귀왕이 조서를 받들고 곧 구름을 일으켜 곧장 관강어귀에 이르렀다. 반 시진도 지나지 않아 바로 진군의 사당에 이르렀다. 이미 문을 지키는 귀판이 있어 안으로 전하여 알렸다. “밖에 천사가 있어 조서를 받들고 왔나이다.” 이랑이 곧 뭇 형제와 함께 문을 나와 조서를 맞이하고, 향을 사르고 조서를 펼쳐 읽었다. 그 위에 이르기를,
“화과산의 요망한 원숭이 제천대성이 난을 일으켰다. 궁중에서 복숭아를 훔치고 술을 훔치고 단약을 훔쳐 반도대회를 어지럽혔으므로, 지금 십만 천병과 십팔 가닥 천라지망으로 산을 에워싸 잡아 굴복시키려 하였으나 아직 이기지 못하였다. 이제 특별히 어진 조카와 의로운 형제들을 조발하여 곧 화과산에 나아가 힘을 도와 토벌하게 하노니, 성공한 뒤에는 높이 승진시키고 거듭 상을 내리리라.”
진군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천사는 청하여 돌아가시게. 나는 마땅히 곧 가서 칼을 뽑아 도울 것이오.” 귀왕이 돌아가 아뢴 일은 여기서 말하지 않으리라.
이 진군이 곧 매산의 여섯 형제를 불렀으니, 바로 강, 장, 요, 이 네 태위와 곽신, 직건 두 장군이라. 그들을 전각 앞에 모아 놓고 말했다. “방금 옥황상제께서 우리들을 화과산으로 조발하여 요망한 원숭이를 잡아 항복받게 하셨으니, 함께 가도록 하자.” 뭇 형제가 모두 기뻐하며 가고자 하였다. 이에 곧 본부의 신병을 점검하고, 매와 개를 끌고 쇠뇌를 걸고 활을 당기며, 사나운 광풍을 일으켜 순식간에 동쪽 큰 바다를 건너 곧장 화과산에 이르렀다. 그 천라지망이 빽빽하고 겹겹이 쳐져 있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에 외쳤다. “천라지망을 친 신장들은 들어라. 나는 이랑현성진군으로, 옥황상제의 조발을 입어 요망한 원숭이를 잡으러 온 자이니, 어서 영문을 열어 길을 터 주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각 신이 한 겹 한 겹 전하여 들였다. 사대천왕과 이천왕이 모두 원문을 나와 맞이하고, 서로 인사를 마친 뒤 승패의 일을 물었다. 천왕이 위의 일을 하나하나 자세히 진술하였다. 진군이 웃으며 말했다. “소성이 이곳에 왔으니 반드시 그와 한바탕 변화를 겨루어야 하겠소. 여러 공은 천라지망을 위쪽에는 덮지 말고 다만 사방을 빽빽하게만 하여, 나로 하여금 겨루게 하시오. 만일 내가 그에게 지거든 여러 공이 도울 필요 없이 나에게 형제들이 있어 받쳐 줄 것이오. 만일 내가 그를 이기거든 여러 공이 결박할 필요 없이 나에게 형제들이 있어 손을 쓸 것이오. 다만 탁탑천왕은 나와 함께 조요경을 들어 공중에 머물러 서시오. 그가 한때 진을 무너뜨려 다른 곳으로 달아날까 두려우니, 반드시 나를 위하여 밝게 비추어 그를 놓치지 마시오.” 천왕이 각기 사방을 나누어 지키고, 뭇 천병이 각기 늘어서서 진을 친 뒤였다. 이 진군이 네 태위와 두 장군을 거느리고 자신까지 아울러 일곱 형제가 영을 나가 싸움을 걸었다. 뭇 장수에게 분부하여 영채를 굳게 지키고 매와 개를 온전히 거두게 하였다. 뭇 초두신이 영을 받들자, 진군은 그 수렴동 밖에 이르러 그 한 무리 원숭이가 가지런히 정돈되어 반룡진세를 펼친 것을 보았다. 중군에는 한 가닥 깃발이 서 있었는데, 그 위에 ‘제천대성’ 네 글자가 씌어 있었다. 진군이 말했다. “저 발칙한 원숭이가 어찌 하늘과 가지런한 직책을 일컬을 수 있단 말인가?” 매산의 여섯 아우가 말했다. “잠시 감탄은 그치고 싸움을 청하러 갑시다.” 그 영문 어귀의 작은 원숭이가 진군을 보고 급히 달려가 알렸다. 그 원숭이 왕이 곧 여의금고봉을 잡아당겨 쥐고, 황금 갑옷을 정돈하고, 보운리를 신고, 자금관을 한 번 눌러 바로잡고는 영문 밖으로 뛰어나왔다. 급히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니, 그 진군의 생김새가 과연 청기하고 차림새가 또 수려하였다. 그 모습 실로 이러하였다.
용모는 청수하고 모습은 당당하며, 두 귀는 어깨에 늘어지고 눈에는 광채가 있도다.
머리에는 삼산비봉모를 쓰고, 몸에는 한 벌 연한 누른빛 도포를 걸쳤도다. 금실로 수놓은 신발에 반룡 버선을 받쳤고, 옥대에는 둥근 꽃과 팔보 장식을 갖추었도다. 허리에는 초승달 모양의 탄궁을 차고, 손에는 세 끝 두 날 창을 쥐었도다.
도끼로 도산을 쪼개 일찍이 어머니를 구하였고, 탄환으로 종라의 두 봉황을 쏘아 떨어뜨렸도다. 힘으로 여덟 요괴를 베어 소문이 멀리 났고, 의로 매산의 일곱 성인과 짝을 맺었도다. 마음이 높아 천가의 친척을 인정하지 않고, 성품이 오만하여 신으로 돌아가 관강에 살도다. 적성 소혜 영령성으로, 나타남이 끝이 없어 이랑이라 일컫도다.
대성이 이를 보고 히죽히죽 웃으며 금고봉을 잡아당겨 쥐고 크게 외쳤다. “너는 어느 곳의 어린 장수이기에 감히 큰 담력으로 이곳에 와서 싸움을 거는가?” 진군이 꾸짖어 말했다. “이 녀석은 눈은 있고 구슬은 없어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구나! 나는 옥황상제의 외조카로, 칙봉 소혜영왕 이랑이니라. 지금 상의 명을 입고 이곳에 이르러 천궁을 배반한 네 필마온 원숭이를 잡으려 하는데, 네가 아직 죽고 사는 것을 알지 못하는구나!” 대성이 말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옥황상제의 누이동생이 속세를 그리워하여 하계로 내려가 양군과 짝을 맺어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일찍이 도끼로 도산을 쪼갠 자가 바로 너인가? 내가 너를 몇 마디 꾸짖으려 하였으나 무슨 원한이 없고, 네게 몽둥이를 한 번 때리려 하였으나 네 목숨이 아까울 뿐이다. 너 이 어린 낭군 같은 소배는 어서어서 돌아가서 너희 사대천왕을 불러 오너라.” 진군이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크게 노하여 말했다. “발칙한 원숭이! 무례하지 마라! 내 칼을 맞아라!” 대성이 몸을 옆으로 돌려 피하고 재빨리 금고봉을 들어 마주 받았다. 그 두 사람의 이 싸움 참으로 사납도다.
소혜 이랑신과 제천 손대성이 서로 만났으니, 이쪽은 마음이 높아 적을 업신여기는 미후왕이요, 저쪽은 얼굴이 생소하나 참된 동량을 굴복시키는 자로다. 두 사람이 처음 서로 만나니 저마다 온 힘을 다해 겨루려 하도다. 지금까지 얕고 깊음을 알지 못하였으나, 오늘에야 비로소 가볍고 무거움을 알았도다. 쇠몽둥이는 나는 용에 견줄 만하고, 신의 날은 춤추는 봉황 같도다. 왼쪽을 막고 오른쪽을 공격하며, 앞에서 맞이하고 뒤에서 비추도다. 이 진에서는 매산의 여섯 아우가 위세를 돕고, 저 진에서는 마류의 네 장수가 군령을 전하도다. 깃발을 흔들고 북을 치니 저마다 마음을 같이하고, 고함치고 징을 두드려 모두 흥을 돋우도다. 두 사람의 강한 칼에는 서로 틈을 엿보는 지혜가 있어, 한 번 오고 한 번 가는 데 실오라기 틈도 없도다. 금고봉은 바다 속의 보배라, 변화하고 날아올라 능히 이길 수 있도다. 만일 몸이 느리다면 목숨이 마땅히 끊어질 것이요, 다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곧 곤경에 빠지리라.
진군이 대성과 싸운 지 삼백여 합에 이르렀으나 승패를 알 수 없었다. 그 진군이 신위를 크게 떨치고 몸을 흔들어 한 번 변하여, 키가 만 길이나 되는 몸이 되었다. 두 손으로 세 끝 두 날 신의 날을 들어 올리니, 마치 화산 정상의 봉우리 같았으며, 푸른 얼굴에 뾰족한 어금니, 붉은 머리털로 사납게 대성의 머리를 향해 내리찍었다. 이 대성도 또한 신통을 부려 이랑의 몸뚱이와 같아지고 얼굴도 한가지로 변하여, 여의금고봉 하나를 들어 올리니 그것이 곧 곤륜산 정상에서 하늘을 받치는 기둥 같았으며, 이랑신을 막아 버렸다. 그 광경에 저 마류 원수는 벌벌 떨어 깃발을 흔들지 못하였고, 붕과 파 두 장수는 겁에 질려 칼과 검을 쓰지 못하였다. 이 진에서는 강, 장, 요, 이, 곽신, 직건이 호령을 전하여 초두신을 풀어 놓아, 저 수렴동 밖을 향해 매와 개를 놓고 쇠뇌를 걸고 활을 당겨 일제히 덮쳐 죽였다. 가련하도다, 요망한 원숭이의 네 건장한 장수를 흩어 버리고 영험한 요괴 이삼천을 사로잡았으니! 그 원숭이들은 창을 버리고 갑옷을 내던지며 검을 팽개치고 창을 버렸다. 달아나는 자는 달아나고 부르짖는 자는 부르짖으며, 산에 오르는 자는 산에 오르고 굴로 돌아가는 자는 굴로 돌아갔다. 마치 밤고양이가 잠든 새를 놀라게 한 듯, 하늘 가득 별이 흩어지듯 하였다. 뭇 형제가 승리를 거둔 일은 여기서 말하지 않으리라.
말하자면, 진군이 대성과 함께 법천상지의 규모로 변하여 싸우고 있는데, 대성이 홀연히 본영의 요망한 원숭이들이 놀라 흩어진 것을 보고 스스로 마음이 황급하여져 법상을 거두고 몽둥이를 뽑아 몸을 빼어 달아났다. 진군이 그가 진을 무너뜨려 달아나는 것을 보고 큰 걸음으로 뒤쫓아 가며 말했다. “어디로 가느냐? 어서 항복하면 네 목숨을 살려 주리라!” 대성은 싸움에 미련을 두지 않고 오직 힘껏 달렸다. 동굴 어귀에 거의 이르렀을 때 마침 강, 장, 요, 이 네 태위와 곽신, 직건 두 장군을 만났는데, 그들이 일제히 무리를 거느리고 막아서며 말했다. “발칙한 원숭이! 어디로 가느냐!” 대성이 손발이 황급하여진지라, 금고봉을 비녀처럼 만들어 귀 속에 감추고 몸을 흔들어 한 번 변하여 참새가 되어 나무 끝에 붙어 앉았다. 그 여섯 형제가 허둥지둥 앞뒤로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자,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이 원숭이 정령을 놓쳤구나! 이 원숭이 정령을 놓쳤구나!”
바로 떠드는 중에 진군이 이르러 물었다. “형제들아, 어느 곳까지 쫓아가서 보이지 않더냐?” 뭇 신이 말했다. “방금 여기에 에워쌌는데 곧 보이지 않았나이다.” 이랑이 봉황의 눈을 둥글게 뜨고 살펴보니, 대성이 참새로 변하여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곧 법상을 거두고 신의 날을 내버리고 탄궁을 풀어 내리고는 몸을 흔들어 한 번 변하여 새매가 되었다. 날개를 펼쳐 훨훨 날아가 덮쳐 때리려 하였다. 대성이 이를 보고 사르르 날개를 쳐 날아올라 한 마리 큰 가마우지가 되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랑이 보고 급히 깃털을 떨치고 몸을 흔들어 한 번 변하여 큰 바다학이 되어 구름 속으로 솟아올라 쪼아 대었다. 대성이 또 몸을 아래로 누르며 시내 속으로 들어가 한 마리 물고기가 되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랑이 시내 가에 이르러 종적을 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몰래 생각했다. “이 원숭이 녀석이 필시 물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틀림없이 물고기나 새우 따위로 변하였으리라. 내가 다시 한 번 변하여 그를 잡으리라.” 과연 한 번 변하여 물고기를 사냥하는 어응이 되어 아래로 흐르는 물결 위에 둥둥 떠서 잠시 기다렸다. 그 대성이 물고기로 변하여 물을 따라 바르게 헤엄치고 있는데, 홀연히 한 마리 나는 새를 보니, 푸른 솔개 같으나 깃이 푸르지 않고, 왜가리 같으나 정수리에 벼슬이 없고, 늙은 황새 같으나 다리가 붉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랑이 변하여 나를 기다리는 것이로구나!” 하고 급히 머리를 돌려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아났다. 이랑이 보고 말했다. “물보라를 일으키는 물고기가 잉어 같으나 꼬리가 붉지 않고, 쏘가리 같으나 비늘 무늬가 보이지 않고, 가물치 같으나 머리에 별이 없고, 방어 같으나 아가미에 바늘이 없구나. 그런데 어찌 나를 보자마자 돌아가는고? 필시 그 원숭이가 변한 것이리라.” 쫓아올라 사르르 부리로 한 번 쪼았다. 그 대성이 곧 물속에서 뛰어나와 한 번 변하여 물뱀이 되어 언덕 가까이 헤엄쳐 풀 속으로 들어갔다. 이랑이 그를 쪼지 못하였는데, 그가 물소리를 내며 뱀 한 마리가 뛰어나가는 것을 보고 대성인 줄 알아차리고는 급히 몸을 돌려 또 한 마리 붉은 벼슬을 이고 수놓은 회색 학이 되어, 긴 부리를 내밀었는데 뾰족한 쇠집게와 같았으며, 곧장 이 물뱀을 먹으려 하였다. 물뱀이 한 번 뛰어오르더니 또 한 마리 꽃느시가 되어, 멍청하고 외로운 모양으로 여뀌 난 물가에 서 있었다. 이랑이 그가 천한 것으로 변한 것을 보고, 꽃느시는 새 가운데 가장 천하고 가장 음란한 것이라 난조와 봉황과 매와 까마귀를 가리지 않고 모두와 짝을 맺는지라, 이 때문에 곁에 다가가 감싸지 않고 곧 본래의 몸을 나타내어 걸어가 탄궁을 가져다 가득 당겨, 탄환 하나로 그를 쳐서 휘청거리게 하였다.
그 대성이 그 틈을 타서 산벼랑 아래로 굴러 내려가 엎드려 또 변하여 한 채의 토지묘가 되었는데, 입을 크게 벌린 것이 마치 사당 문 같고, 이빨은 문짝으로 변하고, 혀는 보살로 변하고, 눈은 창살로 변하였다. 다만 꼬리만은 수습하기가 좋지 않아 뒤에 세워 깃대 하나로 변하였다. 진군이 벼랑 아래에 이르러 보니, 때려 넘어뜨린 느시는 없고 다만 작은 사당 하나만 있었다. 급히 봉황의 눈을 뜨고 자세히 살펴보니, 깃대가 뒤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 원숭이 녀석이로구나! 그가 지금 또 그곳에서 나를 속이고 있도다. 나도 사당을 본 적이 있으나, 깃대 하나가 뒤에 세워져 있는 것은 일찍이 보지 못하였다. 틀림없이 이 짐승이 요술을 부리는 것이로다! 그가 나를 속여 들어오게 하면 곧 한 입에 물어뜯으리라. 내 어찌 들어가겠는가? 내가 주먹을 뽑아 먼저 창살을 부수고, 다음에 문짝을 걷어차리라!” 대성이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놀라워 말했다. “사납구나! 사납구나! 문짝은 내 이빨이요, 창살은 내 눈이로다. 만일 이빨을 때리고 눈을 부순다면 어찌하면 좋으리오?” 그러고는 불쑥 범처럼 한 번 뛰어올라 또 공중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진군이 앞뒤로 어지럽게 쫓아다니는데, 네 태위와 두 장군이 일제히 몰려와 말했다. “형님, 대성을 잡았습니까?” 진군이 웃으며 말했다. “그 원숭이가 방금 사당으로 변하여 나를 속였도다. 내가 막 그의 창살을 부수고 문짝을 걷어차려 하였는데, 그가 한 번 뛰어오르더니 또 아득히 종적이 없구나. 괴이하도다! 괴이하도다!” 뭇 사람이 모두 어리둥절하여 사방을 바라보았으나 다시 형체도 그림자도 없었다. 진군이 말했다. “형제들은 이곳에서 지키고 순찰하여라. 내가 올라가서 그를 찾으리라.” 곧 몸을 솟구쳐 구름을 타고 반공중에 올랐다. 그 이천왕이 조요경을 높이 들고 나타와 함께 구름 끝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진군이 말했다. “천왕이시여, 그 원숭이 왕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천왕이 말했다. “올라오지 않았소. 내가 여기에서 그를 비추고 있소.” 진군이 그 변화를 겨루고 신통을 부리고 뭇 원숭이를 잡은 일을 다 말한 뒤 말했다. “그가 사당으로 변하였는데, 막 때리려 하니 곧 가 버렸나이다.” 이천왕이 이 말을 듣고 또 조요경으로 사방을 한 번 비추고 나서 껄껄 웃으며 말했다. “진군이여, 어서 가시오! 어서 가시오! 그 원숭이가 은신법을 부려 영의 에움을 빠져나가 당신의 관강어귀로 갔소.” 이랑이 듣고 곧 신의 날을 챙겨 관강어귀로 되돌아가 쫓았다.
말하자면, 그 대성이 이미 관강어귀에 이르러 몸을 흔들어 한 번 변하여 이랑 할아버지의 모습이 되고, 구름머리를 눌러 내려 곧장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귀판들은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하나하나 머리를 조아려 맞이하였다. 그가 가운데에 앉아 향화를 점검하여 살펴보니, 이호가 절하여 돌려보낸 삼생 제물과, 장룡이 맹세한 복을 비는 일과, 조갑이 아들을 구한 문서와, 전병이 병을 고쳐 달라 청한 좋은 서원이 보였다. 바로 살피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알렸다. “또 한 분 할아버지가 오셨나이다.” 뭇 귀판이 급히 살펴보고는 모두 마음이 놀라지 않는 이가 없었다. 진군이 말했다. “제천대성이라는 자가 있어 방금 이곳에 오지 않았느냐?” 뭇 귀판이 말했다. “어떤 대성인지 보지 못하였나이다. 다만 한 분 할아버지가 안에서 점검하고 계실 뿐이옵니다.” 진군이 문을 밀치고 들어가니, 대성이 그를 보고 본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낭군은 떠들지 마라. 사당은 이미 손씨의 것이 되었다.” 이 진군이 곧 세 끝 두 날 신의 날을 들어 얼굴을 향해 내리찍었다. 그 원숭이 왕이 몸을 피하는 법을 써서 신의 날을 피하고, 그 수화침을 뽑아내어 한 번 흔드니 사발만큼 굵어졌으며, 앞으로 달려나가 마주 받았다. 두 사람이 와글와글 떠들며 사당 문을 뛰쳐나와, 반은 안개요 반은 구름 속에서 가면서 싸우고, 다시 화과산까지 싸우며 갔다. 그 사대천왕 등 무리는 놀라서 방비를 더욱 굳게 하였다. 그 강, 장 태위 등이 진군을 맞이하여 합심하고 힘을 다해 그 미후왕을 에워쌌던 일은 여기서 말하지 않으리라.
이야기는 이러하다. 대력귀왕이 이미 진군과 여섯 형제를 조발하여 병사를 이끌고 요마를 잡으러 간 뒤에, 곧 상계로 올라가 아뢰었다. 옥황상제가 관음보살과 왕모와 아울러 뭇 선경들과 함께 영소전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말했다. “이랑이 이미 가서 싸우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아직 회보가 없구나.” 관음이 두 손을 모으고 아뢰었다. “빈승이 폐하께 청하오니 도조와 함께 남천문 밖으로 나가시어 직접 실상을 살펴보시는 것이 어떠하옵니까?” 옥황상제가 말했다. “그 말이 이치에 맞도다.” 곧 거동을 갖추어 도조와 관음과 왕모와 뭇 선경과 함께 남천문에 이르렀다. 이미 몇몇 천정과 역사가 맞이하여 문을 열고 멀리 바라보니, 뭇 천정이 그물을 펼쳐 사방을 에워싸고 있었고, 이천왕과 나타가 조요경을 들어 공중에 서 있었으며, 진군이 대성을 가운데 에워싸고 어지럽게 겨루고 있었다. 보살이 입을 열어 노군에게 말했다. “빈승이 천거한 이랑신이 어떠하옵니까? 과연 신통이 있어 이미 그 대성을 에워싸 가두었사오나 다만 아직 잡지는 못하였나이다. 빈승이 이제 그를 한몫 도와 반드시 잡게 하겠나이다.” 노군이 말했다. “보살은 무슨 병기를 쓰시려 하시는고? 어떻게 도우시려는고?” 보살이 말했다. “내가 그 정병과 버들을 던져 내려 저 원숭이의 머리를 때리겠나이다. 곧 죽이지 못하더라도 한 번 넘어뜨려, 이랑 소성이 가서 잡기 좋게 하겠나이다.” 노군이 말했다. “그대의 병은 자기 그릇이라, 맞기만 하면 좋겠으나, 만일 그의 머리를 맞히지 못하고 그의 쇠몽둥이에 부딪치면 부서지지 않겠는가? 그대는 잠시 손을 대지 말라. 이 늙은이가 그를 한몫 도우리라.” 보살이 말했다. “그대는 무슨 병기가 있는고?” 노군이 말했다. “있고, 있고, 있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왼쪽 팔뚝에서 한 개의 고리를 빼어 내며 말했다. “이 병기는 곤강을 두드려 단련한 것인데, 내가 환단으로 점을 찍어 길러 한 몸의 영기를 기르니, 능히 변화를 잘하고 물과 불도 침범하지 못하며, 또 여러 물건을 옭아맬 수 있도다. 하나는 ‘금강탁’이라 하고 또 하나는 ‘금강투’라 하도다. 그해 함관을 지나며 호인을 교화하여 부처로 만들 때 매우 이에 힘입었도다. 아침저녁으로 가장 몸을 지키기에 좋도다. 내가 던져 내려 그를 한 번 때리리라.” 말을 마치고 하늘 문 위에서 아래로 한 번 내던졌는데, 뚝뚝 굴러 곧장 화과산 영채 안에 떨어져 마침 원숭이 왕의 머리 위에 한 번 맞았다. 원숭이 왕은 다만 일곱 성인과 함께 애써 싸우느라 하늘에서 이 병기가 떨어지는 줄을 알지 못하였는데, 정수리를 맞아 발을 바로 디디지 못하고 한 번 넘어졌다. 기어 일어나 달아나려 하였으나, 이랑 할아버지의 가는 개가 쫓아와 종아리 뒤를 향해 한 입 물고 또 한 번 끌어 넘어뜨렸다. 그가 땅에 쓰러져 누워 꾸짖어 말했다. “이 망할 놈! 네가 집안을 망치러 다니지 않고 어찌 와서 노손을 물어뜯는고!” 급히 몸을 뒤집으려 하였으나 일어나지 못하고, 일곱 성인에게 일제히 눌려 붙들렸으며, 곧 새끼줄로 결박하고 갈고리 칼로 비파뼈를 꿰뚫어 다시는 변화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 노군이 금강탁을 거두고 옥황상제를 청하여 관음과 왕모와 뭇 신선들과 함께 모두 영소전으로 돌아갔다. 이 아래 사대천왕과 이천왕 여러 신들은 병사를 거두고 영채를 뽑아, 앞으로 나아가 소성에게 축하하며 말했다. “이는 소성의 공이로다!” 소성이 말했다. “이는 천존의 큰 복과 뭇 신의 위엄이니, 내게 무슨 공이 있겠는가?” 강, 장, 요, 이가 말했다. “형님은 여러 말 마시고, 우선 이 녀석을 압송하여 상계로 올라가 옥황상제를 뵙고 명을 청하여 처분하도록 합시다.” 진군이 말했다. “어진 아우들아, 너희는 아직 하늘의 녹봉을 받지 못하였으니 옥황상제를 뵐 수 없다. 천갑신병에게 압송하게 하고, 나는 천왕 등과 함께 상계로 올라가 명을 아뢰리라. 너희는 무리를 거느리고 이곳에서 산을 수색하여라. 수색을 다 마친 뒤에는 다시 관구로 돌아가거라. 내가 상을 청하고 공을 논한 뒤에 돌아와 함께 즐기리라.” 네 태위와 두 장군이 그 말을 따라 영을 받들었다. 이 진군이 뭇 사람과 함께 곧 구름머리를 타고 개선가를 부르며 승리를 거두어 천조에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명전 밖에 이르렀다. 천사가 아뢰었다. “사대천왕 등 무리가 이미 요망한 원숭이 제천대성을 잡았사오니, 이곳에 와서 선지를 기다리고 있나이다.” 옥황상제가 뜻을 전하여 곧 대력귀왕과 천정 등 무리에게 명하여 참요대로 압송하여 이 녀석의 시체를 토막토막 베게 하였다. 오! 바로 이러하였다.
속여 속인 죄로 이제 형벌의 고통을 당하니, 영웅의 기개도 이때에 함께 쉬어지리라.
결국 그 원숭이 왕의 목숨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니, 뒷일이 어찌될지는 다음 회에서 들려주겠다.